(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정부의 탈(脫)원전 추진으로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이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인 해수담수화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수담수화는 바닷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바꾸는 수처리 과정이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해수담수화사업 매각까지 고려하는 것은 두산중공업의 어려움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두산그룹에 해수담수화 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보고했고, 그룹은 기업금융프로젝트(CFP)팀을 중심으로 관련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해수담수화 부문 매각에 대해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두산중공업의 해수담수화 부문은 세계 1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워터(Water) 사업 조사기관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에서 누적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매출액 3천968억원, 영업이익 187억원, 당기순이익 128억원을 거뒀다.

두산그룹의 내부 관계자는 "수주가 잘 되면 매년 5천억~1조원 정도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사업부문 매각시 2천억~3천억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력과 석탄화력발전을 잇는 핵심 사업부 가운데 하나인 해수담수화 사업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발전플랜트 시장이 침체한 데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까지 잇따르면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두산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수주실적은 3조7천억원에 그쳤다. 연간 목표액인 6조9천억원의 절반 수준(54%)에 불과하다.

수주량이 감소하자 지난 2017년 3분기까지 3조2천332억원의 매출을 거둔 발전 부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조8천226억원으로 약 4천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신한울 원전 3, 4호기 건설계획까지 백지화되면서 두산중공업의 미래성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한때 20만원을 바라보던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지난 2003~2004년도 수준인 1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김명우 대표가 최근 회사를 떠난 것도 이와 같은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은 자체 사업이 부진하자 주요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6월에는 두산엔진의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넘겼고, 두 달 뒤 3천억원이 넘는 두산밥캣 지분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그럼에도 두산중공업의 순차입금(연결 기준)은 여전히 9조원을 웃돈다. 부채비율은 270.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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