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전쟁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지만, 지금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의 채권매입 축소에 주목할 때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가 진단했다.

아제이 카푸르 BAML 아태 및 글로벌 신흥시장 전략 헤드는 "우리가 지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라면서 "그들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것은 자산 가격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통화기반은 전년 대비 2%가량 줄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때면 통상 경기침체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매달 대차대조표 자산은 500억 달러 축소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전 세계 통화기반이 5%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 역시 올해 채권매입 프로그램 종료를 준비하고 있다.

카푸르 헤드는 "그들은 위험한 과학실험을 하고 있다. 긴축의 끝에는 어떤 금메달도 없을 것이다"라면서 전 세계는 지금 경기 둔화가 만연해있다고 경고했다.

신흥시장과 유럽에서 약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그런 조짐이 증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푸르 헤드는 "이같은 시나리오에서 여러분은 중앙은행 당국자들에게 정책 완화에 왜 나서지 않는지 묻게 될 것이다. 심지어 긴축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역사상 가장 최근에 경기가 이처럼 둔화했을 때 당신들은 정책 완화에 나서지 않았느냐. 이는 분명 인지 부조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더는 긴축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지만 완화를 생각할 기분도 아닌 이런 균열의 시기에 있다"면서 "중앙은행은 완화를 설득당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1월과 2월에 나오는 부진한 지표에 설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푸르 헤드는 그러면서 무역전쟁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례하지 않은 과도한 관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무역부문의 분쟁은 앞으로 수개월 사이에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BAML는 중국증시의 밸류에이션, 특히 산업재 업종과 기술 종목이 매력적이라면서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카푸르 헤드는 "중국은 역사적으로 비교할 때 우리에게 매우 저렴한 시장"이라면서 "기업 심리와 소비자심리는 매우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를 추동하는 요인들이 반전되면 기업 및 소비심리도 반등할 것이며 주가이익 배수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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