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한진칼 및 한진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최근 한진그룹이 내놓은 중장기 계획에 기대에 못 미치는 '미봉책'이라고 18일 평가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안과 경영 투명성 강화안에 대해서는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진칼과 한진은 이사회 구성원 7인 가운데 사외이사의 수를 4명으로 늘려 경영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KCGI는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5일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으로 인위적으로 자산총액을 2조원으로 늘려 설치하게 된 것"이라며 "KCGI가 제안한 감사의 선임을 저지하고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사위원회가 비 지배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돼 독립성을 가지고 활동하지 않는 한 한진그룹의 경영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증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이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사회의 독립성은 사외이사수가 많다고 담보되는 게 아니다"며 "그동안 한진그룹의 사외이사는 지배주주와 이해관계가 있는 독립성이 결여된 자들로서, 경영진의 독단과 무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한진그룹이 도입한다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두고는 "이 기구는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회사에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라며 "법령상 의무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일 뿐 자발적인 지배구조 쇄신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KCGI는 한진그룹이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KCGI는 올해 1월 지배구조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를 도입하고 회사에 대해 범죄행위를 저지르거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 금지, 이사 및 감사의 책임감경 정관 조항 삭제,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마련하자고 한진그룹에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 감사위원회로 대체할 경우 사외이사 2인을 구성원으로 선임해달라고 제안했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오른팔로 평가되는 석태수 대표에 대해 부적격 평가를 하는 가운데 이사 보수 한도의 감액과 감사 보수 한도의 증액을 요구했다. 또 주주의 주주총회 참여를 독려하고 주주총회 관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전자투표 도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관련해서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KCGI는 "한진그룹의 발표안은 정기 주총을 넘기기 위한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앞서 언급한 요구안을 다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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