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시작됐다.

정책자문 회의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3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되고,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5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중에 열리는 이번 양회에서는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각종 부양책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참가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회에서 중국 주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트레이더들이 소비와 자동차, 건설, 헬스케어, 증권 등 5개 분야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소비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감세는 소비를 촉진하지 못했고, 그 결과 작년 11월 소매판매는 1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를 기록해 석 달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어떻게 소비를 촉진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텍퍼시픽의 고든 추이 매니징 디렉터는 고위관리들이 무역전쟁 영향을 피하고 내수를 부양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음식료와 비사치품과 같은 일용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캐피털매니지먼트의 루이스 웡 와이 킷 디렉터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하이얼 일렉트릭과 같은 가전업체가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 자동차

중국 자동차 판매가 지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작년 12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면서 양국 업체간 경쟁이 격화됐다.

VC에셋매니지먼트의 루이스 쩌 밍-퀑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경쟁에서 매우 열위에 있다. 모델과 가격 측면에서 중국 본토(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출 능력도 갖춘 자동차 업체를 주시하고 있다"며 볼보를 소유한 지리자동차를 언급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자동차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이 자동차 업계 부양 정책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DBS의 레이첼 미우 애널리스트는 이번 양회에서 당국자들이 친환경 자동차 홍보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건설

필립캐피털의 웡 디렉터는 이번 회의에서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한 건설 분야 부양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중철과 중국철도건설(CRCC), 중국지능교통시스템 등이 유망주로 꼽혔다.

VC에셋의 쩌 디렉터도 "다양한 산업을 부양하기 새로운 정책이 도입될 것"이라며 철도 및 도로 등 인프라와 관련된 정책은 철강, 철광석, 구리, 석탄 등 원자재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구리를 주목하고 있다며 강서동업(Jiangxi Copper)을 언급했다.

◇ 금융시스템 변화

올해 중국의 금융 부문은 해외자본에 대한 시장 개방과 기술창업주 전문시장인 과학창업판 출범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에 거주 중인 한 트레이더는 "정부 의제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기술과 혁신"이라며 "새로운 기술 시장(과학창업판)이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한다. 규제 혁신의 여지가 가장 큰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 거래소는 본토와의 교차 매매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헤지 거래에 활용될 수 있는 A주 선물 출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차이나홍콩캐피털에셋매니지먼트의 케니 탕 싱-힝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유동성이 개선되고 본토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 확대로 홍콩거래소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규제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여 중신증권과 같은 본토 증권사도 거래량 증가 등에 따른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 헬스케어

투자자들은 헬스케어 분야의 변동성이 얼마나 지속할지 경계하고 있다. 작년 중국 헬스케어 분야는 백신 스캔들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한편 정부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제약업계 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낮은 가격의 입찰자에게 대량 구매를 맡기는 중앙 일괄 구매 프로그램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VC에셋의 쩌 디렉터는 현재 제약업체 투자 비중을 가능한 낮추고 있지만 업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스케어 업계를 진정시킬만한 정책이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며 "제약주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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