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를 예언하는 이들은 미국과 중국 경제를 잘못 읽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톰 홀랜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칼럼니스트는 18일(현지시간) 이 신문의 칼럼을 통해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 직전으로 조만간 나락으로 빠질 것이란 경고가 잇따라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경고는 섣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에서 미국과 중국, 유로존 경제가 한꺼번에 둔화한다는 점을 근거로 경기침체를 예견하고 있지만 세 곳의 경제를 낙관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홀랜드 칼럼니스트는 먼저 미국과 중국의 암울한 경제전망의 근거로 제시되는 상황을 언급했다.

미국은 회사채가 국내총생산(GDP)의 47% 수준으로 과거에는 이 비율이 43%를 넘어섰을 때 수개월 내에 경기침체가 따라왔다는 것이다.

경제가 둔화하고 부채 상환이 불가능해지면 미국이 디폴트와 디레버리징,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고 그는 지적했다.

중국은 부채가 GDP 대비 250%로 미국보다 상황이 더 부정적이라는 일부의 평가를 전했다.

또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2만명 늘어난 것에 그치며 '고용 쇼크'가 나타난 것도 언급했다. 이전 8년 동안 월간 평균은 20만명이었다.

이어 중국에서는 1~2월 산업생산이 전년동기대비 5.3% 늘어나는 것에 그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둔화세를 보여줬다면서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GDP 성장률은 4.5%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제시하는 6~6.5% 성장률 범위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홀랜드 칼럼니스트는 그러나 두 경제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신규 고용 집계 방법에 따르면 대략 1년에 한 번 정도는 수치가 12만명 정도 높거나 낮게 나올 수 있다면서 2월에 2만명으로 집계된 것은 재앙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데다 임금 증가와 함께 생산성도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어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도 가능해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1970년대 이후 미국의 경기침체나 주요 금융위기를 돌아보면 위기에 선행해 실질금리가 급등했지만, 지금은 실질금리가 0%를 조금 넘어선 것에 불과해 희망적인 신호라고 홀랜드 칼럼니스트는 평가했다.

또 현재 수준의 금리라면 미국 기업들의 이자나 부채 상환도 어렵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지불해야 할 이자의 8배가 넘는 충분한 현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디폴트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그는 중국의 1~2월 산업생산이 부진하게 나온 것에 대해서도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초에는 중국이 겨울철 공기 오염을 지나치게 통제한 이후 이를 해제하면서 발전소 가동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해는 이런 대기수요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년보다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실제로 업계는 평소와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홀랜드 칼럼니스트는 말했다.

중국 경제가 여전히 둔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디레버리징 영향으로 최근에는 디레버리징 완화 움직임과 소기업 대출 확대 노력이 강화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일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6~6.5%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고 홀랜드 칼럼니스트는 전망했다.

유럽 역시 이탈리아가 경기침체에 빠지는 등 부진한 상황이지만 유럽 수출 둔화는 중국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안정되면 유럽 둔화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홀랜드 칼럼니스트는 "파멸을 예고하는 경고에도 세 경제권 각각 낙관론의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면서 "이는 경기 사이클이 중단됐거나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침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며 적어도 2019년 남은 기간에는 편하게 숨을 쉬어도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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