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 국내주식 운용수익률이 지난해 주식 시장 침체 속에서 벤치마크(BM)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들이 주로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다 보니 대형주 하락장에서 타격을 크게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난해 국내주식 수익률은 -16.9%로 BM을 1.27%포인트 하회했다.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과 보험사업단의 지난해 국내주식 수익률은 각각 -16.32%, -15.95%로, BM을 각각 0.67%포인트, 0.3%포인트 밑돌았다. 공무원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17.79%로 BM에 1.17%포인트 못 미쳤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은 패시브 운용이 시장의 대세가 되자 중소형주 보다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 대형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2016년 강면욱 전 기금운용본부장(CIO) 취임 이후 국내주식 포트폴리오를 대형주 중심으로 재편했다. 기존 패시브팀은 패시브투자팀으로, 액티브팀은 위탁투자팀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패시브 투자를 강조했다.

이에 국민연금은 2017년 국내 주식 시장 활황 속에서 26.31%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BM인 코스피를 2.15%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지난해는 미·중 무역 전쟁과 글로벌 금리 인상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하락하자 수익률이 급락했다.

올해 다시 코스피 대형주가 살아나자 1월 말 기준 국민연금 국내주식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0.41% 웃돌아 대형주의 성과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금의 한 주식 운용역은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포트폴리오 전략을 대형주 위주로 바꿨는데 이 때문에 코스피 하락 폭보다 국내주식 수익률이 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른 연기금의 주식 운용역은 "지난해 대형주들이 하락하면서 국내주식 수익률이 높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회복세에 있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주도주가 없는 것이 연기금 주식 운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