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2000년대 'K뷰티'를 이끌었던 길거리 화장품 숍들의 재편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로드숍 시장에서 그간 호황을 누려왔던 브랜드들의 실적은 저조한 가운데 편집숍 형태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1세대 로드숍 시장을 이끌었던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 미샤의 작년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 H&B의 선두주자인 올리브영 한 곳의 매출액에 미치지 못할 정도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미샤 등 3대 로드샵의 작년 한 해 매출액은 총 1조4천316억 원으로 지난해 올리브영의 매출액인 1조6천594억 원 원보다 작았다.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샵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5천989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보다 6% 줄었다.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보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니스프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년전보다 5%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4천872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의 5천473억 원보다 11%나 줄었다.

로드숍의 원조격인 미샤를 비롯해 어퓨, 미팩토리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매출도 감소세다.

2016년 4천345억 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2017년 3천732억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천455억 원으로 더 감소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매출 역시 2016년 2천670억 원에서 지난해 2천350억 원으로, 토니모리의 경우 2016년 2천331억 원에서 지난해 1천809억 원으로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또 다른 로드샵 브랜드인 에뛰드, 에스쁘아도 지난해 각각 2천182억 원, 421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이 15%와 2% 떨어졌다.

에뛰드, 에스쁘아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와 7% 감소했다.

이처럼 1세대 로드샵의 실적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H&B스토어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은 2014년 5천800억 원이던 매출을 2016년에 1조1천270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지난해에는 1조6천5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조 원대에 도전하고 있다.

2014년 전국 417개였던 매장 수도 2017년 1천개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천100여 개에 달했다.

후발주자인 랄라블라와 롭스도 매장 수와 매출 모두 증가세에 있다.

랄라블라는 매년 매출이 늘어나면서 매장 수가 2016년 104개에서 지난 3월 말 기준 159개로 늘었다.

2013년 시작한 롭스는 매년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을 거듭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2013년 5월 홍대점을 1호점으로 시작해 점포 수가 5년 만에 100개 점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 전국 12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0년 2천억 원대 규모였던 H&B 시장은 2017년 약 1조7천억 원까지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H&B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4조5천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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