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ㆍ중 무역 전쟁을 둘러싼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홍콩을 통해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유입된 투자금이 가파른 속도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과의 교차거래에서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 홍콩으로 빠져나간 자금은 109억위안(약1조9천억원)의 순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증시가 대폭락했던 지난 2015년 7월6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궈자두이(國家隊)'로 불리는 정부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됐다는 소식에도 각각 0.7%, 0.6% 하락했다.

이미 지난주에만 174억1천만위안이 빠져나갔으며 4월에는 180억위안이 순유출됐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3.9%나 상승한 지난 1분기에는 1천254억위언의 자금이 순유입됐었다.

궈셩증권의 류 샤오통 애널리스트는 "홍콩을 통해 유입된 자금 유출의 지속성과 속도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무역 전쟁 전망을 둘러싸고 해외의 기관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비관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무역 전쟁이 최근 시장의 심리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증시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지난 3월 29일 이후 6.4%나 하락했다.

선강퉁과 후강퉁을 통해 유입되는 투자금은 대부분 외국인 자금이거나 홍콩 내 중국기업 자금으로 중국의 투자환경을 꿰고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어 '스마트머니'로 불린다.

상하이 소재 화웬퓨처스의 쉬 웬유 애널리시트는 "외국의 스마트머니는 이미 지난달부터 발을 빼고 있다. 올해 초 주가가 급등한 이후 위험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궈타이주난증권의 리 샤오준 수석 애널리스트는 자금 유출을 가속화한 근본적인 촉매는 중국의 성장전망일 수 있다면서 미국의 성장률에 뒤처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강할수록 더 큰 규모의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면서 "이미 스마트머니는 주가 급등으로 인한 이익을 봤으며 부정적인 소식이 부상함에 따라 차익을 실현하고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글로벌 지수업체인 MSCI와 FTSE가 중국 A주 편입비중을 늘릴 예정이어서 패시브펀드의 자금 유입이 외국인 투자금 유출 충격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CICC의 왕 한펑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여전히 외국인 투자금 유입의 장기 추세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면서 MSCI의 편입비율 확대로 200억 달러의 투자금이 중국 증시에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CICC는 올해 외국인 투자금 유입 규모가 2천억~4천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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