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국민연금기금이 의사결정 체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금평가 등급이 '양호'에서 '보통'으로 떨어졌다. 반면, 공무원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등은 '탁월' 등급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9년 기금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민간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평가단이 1∼5월간 평가한 결과다.

◇ 공무원연금·사학연금, 최고 등급인 '탁월' 평가

지난해 '양호' 등급을 받았던 국민연금은 한 단계 떨어진 '보통'으로 평가됐다.

국민연금기금 의사결정 체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한 데다 전문인력 관리 및 자산부채종합관리 선진화가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책임투자 확대, 해외투자 등 투자 다변화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39개 기금의 자산운용체계, 정책, 수익률을 평가한 결과, 총 평점은 71.5점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사회보험성기금 4개는 82.9점으로 사업성기금 29개(70.4점), 금융성기금 6개(69.5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중장기 자산의 높은 상대 수익률을 달성했고, 적극적인 대체투자를 통한 자산 다변화 및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사회보험성 기금의 중장기 자산 상대 수익률은 1.79%포인트 상승했지만, 사업성기금은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금융성기금은 오히려 0.05%포인트 떨어졌다. 대체투자 비중을 9.40%에서 10.59%로 확대한 것이 수익률 상승(2.63→7.77%)에 도움이 됐다.

대표적인 사회보험성 기금인 공무원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이 최고 등급인 '탁월'로 평가된 이유이기도 하다.

사업성기금인 문화예술진흥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 특히 문화예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우수한 운용성과에 따라 2년 연속 '탁월'이 부여된 것이다.

평가단은 모든 기금이 자산운용시스템 정착, 자산운용 성과 향상 노력을 했다고 판단해 '보통' 이상의 등급을 줬다.

◇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폐지 추진

아울러 평가단은 오는 2025년 이후 기금 규모 1천조원 시대에 부응하는 자산 운용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평가단이 추계한 기금규모는 지난해 639조원에서 2025년 1천79조원, 2041년 1천778조원(최대), 2057년 소진한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 40년 동안 발생할 기금규모 변동을 고려해 매년 작성 중인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을 보완하기 위한 장기시계 자산배분전략을 추가로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평가단은 별도로 23개 기금에 대한 존재 타당성을 평가한 결과, 21개 기금은 그대로 두지만,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낮은 연간저축한도(연 240만원)로 농어가 재산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가입자 수 감소 및 사업관리가 취약해서다.

이 사업을 폐지하고 필요할 경우 실효성이 높으며 저소득층 농민에 특화한 대체 지원사업 발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단은 제시했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일몰 예정인 2022년까지 조건부 존치하고 언론진흥기금과 통합을 준비하도록 권고했다. 기본적으로 두 기금의 사업내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평가단은 아울러 사업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사법서비스진흥기금 등 6개 기금의 11개 사업은 통ㆍ폐합하는 게 낫다고 진단했다.

소상공인진흥기금 등 6개 기금의 20개 사업은 성과지표 보완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도록 제안했다.

사법서비스진흥기금, 자동차사고피해지원기금, 수산발전기금 등 과다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3개 기금은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 등 재원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모색하라고 권고했다.

기재부는 이러한 내용이 기금평가 결과를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2020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수립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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