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유명앵커들이 무역 전쟁을 놓고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인 것을 계기로 폭스뉴스에서 생방송 토론까지 했다.

30일 중국과 미국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앵커 트리시 리건과 중국 국영방송 CGTN의 류신의 생방송 토론 전후 상황을 보도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리건이 자신이 진행하는 이달 초 '트리시 리건 프라임타임'에서 미국의 대중 관세가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에 대한 필요한 대응이었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류는 자신의 프로그램 '더포인트 위드 류신'에서 리건에 대해 "경제적 전쟁 도발"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며 "본질은 없고 감정과 비난"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반응을 접한 리건은 트위터를 통해 토론을 제안했으며 류 역시 '중상모략'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토론이 방송되기 전부터 중국에서는 생중계를 볼 수 있을지 기대가 컸으며 CGTN은 생방송 방영을 계획했으나 이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어렵다는 사실을 밝혔다.

전날 오후까지 웨이보에서 토론 관련 포스트만 15억개에 달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토론은 오후 9시 방송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 매체가 중국 관영 언론의 앵커와의 토론을 방영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그들의 관점을 미국에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조지아주립대학에서 중국 미디어 연구를 맡은 마리아 레프니코바 부교수는 "얼굴을 내밀고 공개적으로 자신을 보여주고 중국이 열려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전략이었던 것 같다"면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고 질문에 개방적이고 유창하고 답변하는 모습은 대부분 미국인이 익숙하게 생각하는 중국인의 모습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15분간 진행된 토론에서 리건이 질문을 하고 류가 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중국 누리꾼들은 토론이 아닌 인터뷰 같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다소 어색하게 시작했는데 리건이 류를 공산당 일원으로 소개하는 것을 듣고 류가 리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산당원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오디오가 겹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어 강제기술 이전과 관련해 리건이 누군가 노력해서 일군 모든 기술을 공유하자고 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느냐고 질문하자 류는 "내가 영어를 배운 것은 미국인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류는 또 지식재산권 절도에 대해서는 "지식재산권 침해를 부정하지 않는다. 저작권 문제가 있고, 위조와 영업기밀 절도 문제가 있다"면서 다만 이는 전 세계 모든 부문에서 일어나는 관행이라고 일축했다.

토론 후 리건은 류의 이러한 발언이 중국이 미국 지식재산권 절도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시 리건이 토론 영상과 함께 올린 트윗>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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