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가 당시 이뤄져야 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백악관 내에 대중 매파가 득세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미국 협상단이 미ㆍ중 무역 합의 타결에 박차를 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가 미국에서 사업할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자제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베이징 회담 이틀 후 5월 초에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미국은 중국에 핵심 합의사항을 어겼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15일 미국은 결국 화웨이를 '엔티티 리스트'에 편입해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퇴출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리폴로 수석은 "협상이 그렇게 빨리 결렬된 것은 충격적"이라면서 "백악관 내 매파가 이긴 것으로 협상을 이끌었던 자문단은 패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협상단 내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사게 만들어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데 우선순위를 둔 반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매체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보다 더 매파적인 자문들이 존재한다면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방부나 정보당국 관료 등은 중국이 미국에 실존적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가 "매우 위험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무역협상에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 제재가 심사숙고 끝에 나온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에 일관성 있는 대중국 정책이 없다는 점이 위험하다면서 트럼프와 그 자문단은 중국과 협력하는 것, 그리고 중국의 잘못된 행동을 억제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화웨이가 엔티티 리스트에 편입된 시기는 "무역협상과 연계된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왜냐하면 지금 그러한 일이 발생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게는 실질적인 대중국 정책이 없다"면서 "지금 행정부는 중국에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말과 행동에서 그것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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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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