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참의원 선거가 무난히 여당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일본 공적연금의 동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공적연금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가 엔화 강세를 제한해 왔지만 앞으로는 그 신통력이 약해지리라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

시장에서 '고래'라고 불리는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의 운용 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약 160조 엔(1천745조8천억 원)에 달했다.

원래 일본 채권에 자산의 60%를 할당하는 보수적인 운용을 해왔으나 지난 2014년 10월 기본 포트폴리오(자산구성 비율)를 조정해 좀 더 적극적인 운용으로 돌아섰다.

일본 국내 채권 보유 기준을 35%로 떨어뜨리고 해외 주식과 채권 비율을 총 23%에서 40%로 높인 것이다.

이와 같은 해외 자산으로의 이동은 해마다 진행됐다. 작년 GPIF는 일본 채권을 약 2조 엔 정도 줄인 한편으로 해외 채권을 3조2천억 엔어치 순매수했다.

재무성에 따르면 연금 자금의 동향을 나타내는 신탁은행의 해외채(중장기채) 순매수액은 올해 4~6월 1조4천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노무라증권은 "환율 리스크를 없앤 운용이 많은 생명보험사와 달리 GPIF는 해외 투자를 할 때 대부분 환 헤지를 하지 않아 엔화 강세 억제력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4~6월에는 미국 금리인하 관측 대두로 미·일 금리차가 축소돼 엔화 강세·달러 약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엔화 강세는 107엔 정도에 그쳤는데, GPIF의 해외 투자에 따른 엔화 매도가 한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향후 초점은 GPIF가 해외 자산으로의 이동을 계속할지 여부다. 정부는 참의원 선거 이후로 연기했던 공적연금 재정검증 결과를 8월에 공표할 예정이다. 이와 연동해 GPIF의 운용 목표도 정해 내년 봄까지의 새로운 기본 포트폴리오도 발표할 예정이다.

신문은 이번 검토에서 어느 정도 자산 재분배가 이뤄질지 시장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GPIF가 해외 자산에 대한 배분을 더욱 확대해 엔화 강세 압력이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SMBC닛코증권은 "이미 엔고에 취약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해외자산을 더 쌓아 올리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GPIF를 담당하는 한 정부 관계자는 "운용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일본) 국채 보유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은 확실"하다며 "국채 상환금의 재투자 대상으로서 해외채는 유력 후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환 헤지를 한 해외채(투자)를 늘리자는 논의도 있다"며 "어쨌든 대폭 자산 구성을 재검토했던 이전만큼 임팩트가 있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정부와 일본은행 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예방적 금리 인하에 나서도 엔화가 대폭 강세를 나타내지 않으리라는 낙관론이 있지만, '고래의 엔화 매도'라는 수급 측면의 지지대가 흔들려 점차 엔화 상승압력이 강해지는 시나리오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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