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LG유플러스가 CJ헬로 합병을 앞두고 비정규직 처리에 대한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21년까지 협력사 직원 절반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한 상태에서 CJ헬로 비정규직까지 품에 안을 여력이 부족하지만, 노동조합의 반발을 의식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인수 심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력 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 임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비정규직의 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CJ헬로 비정규직은 전국 34개 고객센터에서 AS·설치·철거·망 관리 등 고객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는 케이블TV 설치·수리기사 등 1천2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CJ헬로 본사에 직접 고용된 것이 아닌, 외부 협력사를 통해 간접 고용됐다.

그간 이들은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와 최저임금 위반 등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이에 희망연대노조 CJ헬로 고객센터지부는 LG유플러스 인수 시 고용 승계 보장을 지속해서 촉구해왔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비정규직 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협력사 직원의 직접고용 문제로 홍역을 치른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 설치·수리를 담당하는 홈서비스센터 직원 2천600명 중 50%를 2021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하고 나머지 1천300명은 비정규직을 유지하기로 한 상태다.

이마저도 지난해 7월 유·무선 네트워크망 시설을 유지, 보수하는 협력사 직원 1천800여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채용한 직후의 조치다.

당시 LG유플러스는 협력사 직원들에게 연봉 2천600만 원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의 비정규직 1천300명과 CJ헬로 비정규직 1천200여명을 같은 처우로 고용한다면 연간 650억 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5세대 네트워크(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와 설비투자비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가 1년 전보다 500억 원 이상 증가해 통신 3사 중 가장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비용 급증을 올 하반기까지 실적 악화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8천억 원에 인수하면서 인건비 부담까지 견디고 비정규직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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