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월트디즈니컴퍼니가 국내 영화배급시장에서 질주하면서 한국 영화사업자들에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주고 있다.

국내 영화업계는 디즈니 영화의 잇따른 성공으로 영화 배급 사업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지만, 영화관 사업에서는 '역대급' 활력을 띄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영화 시장에서 디즈니의 매출액은 37.4%를 점유했다.

디즈니는 올해 상반기 '어벤져스:엔드게임'(1천393만명)과 '알라딘'(1천111만명)으로 각각 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가로 끌어모았다.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과 '캡틴 마블'도 각각 763만 명과 58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아울러 현재 상영 중인 '라이온 킹'과 올 연말 개봉할 '겨울왕국 2'의 성적도 기대해볼 만하다.

올해 영화 배급시장에서 디즈니의 1위는 떼놓은 당상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디즈니의 기세에 국내 배급사들은 밀리고 있다.

올 상반기 '극한직업'(1천626만명)과 '기생충'(1천만명)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CJ ENM은 하반기에도 '엑시트'와 '백두산' 등 탄탄한 개봉 예비 작을 준비해놓고 있지만 디즈니의 아성을 따라잡기엔 부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쇼박스도 상반기 '뺑반'(183만명)과 '돈'(338만명), '미성년'(29만명)으로 신통치 않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신과함께2'와 '미션임파서블 폴아웃' 등에 힘입어 국내 영화 배급시장 1위를 탈환했던 롯데컬처웍스도 올해 상반기에는 '말모이'(281만명)와 '증인'(253만명) 등 작년과 비교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하반기 개봉할 '사자'와 '타짜3', '천문:하늘에 묻는다'가 반전의 무기다.

배급시장에서는 국내 영화업계가 디즈니에 다소 밀리고 있지만, 영화관 사업에서는 오히려 사상 최대 관객몰이로 인해 높은 수익을 올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천만 영화'는 연간 평균 3편 정도인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4편이 나왔고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사상 처음으로 1억 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관객 수가 2억3천만 명을 넘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알라딘의 경우 4DX 관객 수가 전체 관객 수의 10%에 육박하는 9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도 극장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보탬을 줄 전망이다.

4DX 푯값은 일반상영관과 비교해 최대 70%까지 비싸다.

이에 따라 국내 1위 멀티플렉스 사업자인 CJ CGV의 경우 올해 2분기 서프라이즈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개 증권사에서 최근 1개월간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한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CJ CGV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6100% 증가한 186억 원으로 전망됐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컬처웍스는 투자·제작·배급사업 부문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영화관 사업 부문인 롯데시네마로 나뉘는데, 롯데시네마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부진을 메워줄 수 있을 전망이다.

메가박스도 분기별 목표치인 2분기 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전통적인 극장 비성수기로 꼽히는데 올해는 디즈니 기대작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이례적으로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다"면서 "극장사업자들의 실적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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