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케이블방송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설전을 벌였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궁극적으로 통신시장의 지배력 구도와 시장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과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방송 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에서는 통신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우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 전이 여부가 토론의 쟁점이 됐다.

배한철 KT 상무는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티브로드와 합병 시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케이블방송 시장까지 전이돼 전체 방송·통신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이 포함된 결합상품 비중이 2011년 30.6%에서 2017년 73.7%로 급증한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언급했다.

배 상무는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와 IPTV 위탁판매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에 과도한 지원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의심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의 주장에 LG유플러스도 가세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상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합병은 수평결합에서의 가격 상승 압력(UPP)과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 의결 당시 빠졌던 혼합결합에서의 시장 지배력 전이 측면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는 것과 달리, 합병의 경우에는 법령상 훨씬 더 많은 심사항목과 강화된 절차를 적용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는 "최근 자료를 보면 초고속과 유료방송의 경우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에 이은 3위 사업자"라며 "이번 티브로드 인수는 유료방송에서 경쟁력을 높여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지역성과 상생 등 방송의 공공성 강화에 기여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 여부를 입증할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학계의 의견도 나왔다.

곽정호 호서대 빅데이터경영공학부 교수는 "지배력 전이 여부에 대해선 찬반 주장이 있다"면서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심사 과정에서 유료방송을 포함한 시장 지배력 전이에 대해 실증적 근거에 대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알뜰폰 시장의 독행기업으로서 이동통신업체와 경쟁해온 CJ헬로의 역할이 소멸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배한철 상무는 "그간 CJ헬로는 알뜰폰 시장에서 최초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반값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독행기업의 역할을 수행해왔다"면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는 독행기업 소멸로 인한 경쟁 감소와 대표사업자 상실로 인한 알뜰폰 산업 쇠락, 알뜰폰 활성화 정책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헌 실장은 "이동통신 사업자의 CJ 알뜰폰 인수 시 알뜰폰 정책의 형해화, 이동통신 시장 경쟁 제한, 왜곡 등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알뜰폰 육성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서 알뜰폰 부문을 제외하는 구조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SK텔레콤과 KT 주장이다.

이에 강학주 상무는 "이동통신 시장의 1.2%에 불과한 CJ헬로 알뜰폰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에 경쟁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및 경쟁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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