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지난주 전격적인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에 나서면서 경기안정과 디레버리징 사이에서 경기 안정을 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진단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예측할 수 없는 경기 둔화 위협을 뜻하는 '블랙스완'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대규모 부채라는 '회색코뿔소' 문제도 키우지 않는 균형 잡힌 행보를 보였던 것에서 블랙스완을 막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매체는 말했다.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하면서 디레버징 캠페인은 뒷전으로 미루고 과거의 재정 및 부양책 각본을 다시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맥쿼리캐피털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레버리징과 경제 안정은 교환 관계이다. 한순간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으며 두 가지를 모두 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추가 부양책을 실행할 것이라면서 1~2분기 안에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프라가 정부 투자의 핵심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후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금융 레버리지를 늘리는 것이 분명해졌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 또 어느 정도까지 늘리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여전히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며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대규모의 전면적인 부양책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매체는 그러나 중국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디레버리징'이 대거 폐기되고 '회색코뿔소'에 더 많은 자리를 내준 것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그림자 금융과 부동산 거품, 국유기업의 대규모 부채,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 만연한 불법 자금조달 등을 금융 '회색코뿔소'로 명명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중국 정부의 그림자 금융 청산과 부채 감축 드라이브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연구실(NIFD)의 창 신 부주임은 중국이 "경제 안정을 위해" 금융 레버리지의 완만한 증가를 반드시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NFID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는 249.5%로 집계됐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5.1%포인트, 0.7%포인트씩 높아졌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7월 중국의 회사채와 가계·정부 부채는 GDP 대비 303%라고 집계했다. 전 세계 부채의 15%로 추정했다.

에노도 이코노믹스의 다이애나 초이레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낭비적인 부채조달 투자 습관을 억제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상황이 어려워질 때 투자주도 성장에 더 의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