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신용평가사 피치가 진단했다.

피치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호주의가 글로벌 성장 전망을 질식시킨다'는 제목의 글로벌경제 전망(GEO) 보고서에서 이같이 말하고 향후 18개월 사이 중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했다.

중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6.1%, 5.7%로 낮췄다. 이는 지난 6월에는 6.2%, 6.0%로 제시했었다.

유로존에 대해서는 올해와 내년 모두 1.1%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는 각각 1.2%와 1.3%였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3%, 내년 1.7%로 낮아졌다. 기존 전망치는 2.4%, 1.8%였다.

피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유로존의 성장률은 큰 폭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지난 8월 미국과 중국의 관세 보복전이 과격해지면서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추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이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인하하고, 향후 제한적 수준의 정책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디레버리징(차입축소) 정책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피치는 전망했다.

피치는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최근 유로존 성장률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데다 유로존 2분기 GDP 역시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왔다.

노딜 브렉시트 때에는 내년 영국의 성장률이 -1.4%를 보이는 급격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며 유로존 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0.4%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피치는 덧붙였다.

피치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견조한 소비증가와 타이트한 고용시장, 내수 부양을 위한 연방 재정적자 확대에 힘입어 상당히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 7월 금리 인하 후에 글로벌 경제의 하강 위험이 커졌으며 이 때문에 미국의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보험성'으로 오는 12월 25b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피치는 예상했다.

다만 이후에는 소비가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어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작고 내년에는 내내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피치는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10월 자산매입을 재개하는 것을 포함해 매우 이른 시일 내에 상당한 수준의 새로운 통화 완화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피치는 예상했다.

이런 전망 때문에 최근 독일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갔지만, 각국의 통화 부양책이 성장률을 회복시키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고 피치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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