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의 총자산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총자산을 제치고 선두가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2008년 리먼 위기가 잦아든 이후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해 온 반면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을 주축으로 양적 완화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달러 환산 기준으로 일본과 미국, 유럽중앙은행의 총자산을 비교한 결과 일본은행 총자산은 7월 말 기준 5조2천340억 달러(약 6천229조5천68억 원)로, 2년 3개월 만에 ECB의 총자산(5조2천80억 달러·6천196조9천992억 원)을 넘었다.

8월에도 일본은행의 자산은 5조3천880억 달러(6천412조2천588억 원)로 ECB(5조1천470억 달러·6천125조4천447억 원)를 웃돌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봐도 일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압도적이다. 약 20% 수준의 연준, 40% 수준의 ECB에 비해 일본은행은 일본 GDP에 맞먹는 규모다.

현재 일본은행은 연간 국채 매입 규모를 약 80조 엔으로 정해둔 상황이지만 실질적인 규모는 약 24조 엔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013년 시작한 양적·질적 금융완화 이전 수준이다.

그럼에도 총자산에서 선두를 기록하게 된 것은 다른 중앙은행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을 포함한 대규모 자산 매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은행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완화로 회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행은 한 번도 정상화로 향해보지 못한 채 금융완화 강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ECB는 11월부터 양적완화를 재개하기로 했고 연준도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보유자산 축소를 8월에 완료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연내 자산 매입을 다시 시작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언제까지 총자산 1위를 유지할지 알 수 없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자산의 팽창은 시장을 왜곡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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