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 서명 장소 선정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에 열려 있지만, 너무 많이 양보하는 것은 피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과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당초 이달 중순 칠레에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만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칠레가 국내 시위를 이유로 정상회의를 전격 취소하면서 새로운 합의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 발언에서 만약 무역합의가 타결된다면 미국의 어딘가에서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어디서 만나냐는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고 양측이 계속 소통을 이어오고만 있다고 답했다.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의 루샹 전문가는 무역합의 서명이 중국이나 미국, 그것도 아니라면 제3국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이오와가 선택지 가운데 한 곳이 될 수 있다면서 시 주석이 개인적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지난 1985년 허베이성 관리를 지낼 당시 아이오와를 처음 방문했으며 27년 뒤에 부주석일 때 재방문했다.

당시 시 주석은 아이오와 주지사인 테리 브렌스테드 현 주중 미국 대사를 만났었다.

그러나 중국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합의 서명 장소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단순히 무역합의를 위해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이 너무 많이 내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약 미국이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면 (서명 장소를 선택하기에 앞서) 중국에서 추가적인 협상이 선행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양국이 합의 서명 장소를 논의하는 것이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2년 안에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겠다고 합의가 것이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충분한 시장 잠재력이 있는지 합의 문구가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을 위반할 위험이 없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 교수는 "양국의 관계가 단기적으로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는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3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