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판교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판교역 인근 부지를 놓고 정보기술(IT)·게임 기업 간 눈치 전이 치열하다.

판교에 둥지를 튼 IT·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인력이 급증하면서 업무 공간 부족을 겪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사옥 부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남시가 10일부터 16일까지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쓰이는 분당구 삼평동 641번지의 일반업무시설용지 2만5천719㎡에 대한 용지 매입 신청을 받기로 하면서 이 곳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했다.

이 부지는 2009년 판교 조성 시 향후 판교가 '구'로 독립할 것을 대비해 판교구 청사 자리로 구획했으나 분구 계획이 흐지부지되면서 2015년 일반업무시설로 용도가 변경돼 임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시는 이곳에 첨단기업을 유치해 토지 매각에 따른 수익을 공영주차장 건립과 트램 및 e스포츠 경기장 조성, 장기 미집행 학교 부지 3곳 매입 등 판교 지역 공공인프라 확충을 위해 투자할 계획이다.

입찰 가격은 8천94억원부터 시작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종 낙찰가를 1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부지를 놓고 판교에 둥지를 튼 대표적 기업인 카카오와 엔씨소프트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양사 모두 판교에 사옥을 두고 있으나, 인력이 급증하면서 만성적인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두 회사는 가격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입찰 공모 마지막 날인 16일 용지 매입 신청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에 위치한 또 다른 간판 게임업체 넥슨은 일단 용지 매입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사옥 마련이 장기적 과제 중 하나다.

카카오는 제주 본사 사옥 외에는 소유한 사옥이 없어 판교 오피스를 주축으로 인근 몇 개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고용 직원(자회사 포함)은 지난해 2분기 6천606명에서 올 2분기 7천942명으로 1년 동안 20% 이상 늘었다.

덩치를 급격히 불려 나가고 있는 만큼 사옥 신축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엔씨소프트 역시 2013년 입주한 기존 사옥이 포화해 추가 사옥 증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만 직원이 400여명 늘며 약 800명의 인원이 판교·광교에 위치한 4개 빌딩에 분산 근무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이 부지를 오래전부터 눈독 들여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월 이재명 전 성남시장 퇴임 직전 성남시와 해당 부지에 R&D센터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MOU가 파기된 것은 아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지금까지 유야무야됐으니 엔씨소프트로서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또 최근 내놓은 게임 신작 '리니지2M'이 성공을 거두면서 엔씨소프트가 두둑한 현금을 바탕으로 가격을 높이 써 부지를 가져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양사 관계자들은 "참여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내보이고 있다.

성남시는 오는 3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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