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이라크가 미군의 철수를 요구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했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이라크 제재는 유가 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 3일 미국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군 실세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요인을 폭격해 살해한 데 대해 긴급회의를 열고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할 경우 "이전까지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이란에 가한 제재는 약과라고 보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CNN은 정치적, 경제적인 현실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을 실행에 옮기긴 어려울 것이라고 6일 진단했다.

이미 급등세를 타고 있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매체는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가운데 실제 이라크의 공급 차질까지 겹친다면 이 같은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 업체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밥 맥널리 회장은 이란에 부과한 것과 같은 제재가 내려진다면 유가가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가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대선을 10개월 앞둔 시점에서는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맥널리는 "(이라크 제재는)가스 가격의 강세 요인이 될 것이며, 이는 경제와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긴장 고조로 브렌트유 가격은 6일 한때 70달러를 웃돌았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미 63달러를 넘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 생산국이다. 지난 11월 일일 생산량이 460만 배럴으로 3위인 아랍에미리트의 생산량(310만 배럴)을 크게 웃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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