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대형 증권사들이 총수익스와프(TRS) 자금을 거둬들이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위기 국면에 처했다.

자칫 만기 상환이 도래한 펀드의 환매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9월말 기준 총수익스와프(TRS) 잔액은 보장매도가 1조1천380억원, 보장매입이 3천660억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이중 TRS거래지만 TRS로 보고되지 않은 파생상품도 있어 총 잔액은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한 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수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증권사 TRS 전체 규모는 약 2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연기 이후 금융시장의 이목이 TRS 계약에 쏠리자 TRS 거래 관리에 나섰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과의 TRS 계약이 약 5천억원, KB증권이 약 1천억원, 한국투자증권이 약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부문의 TRS 관련 100억원 충당금을 쌓기도 했다.

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투자, 대출, 자문 등을 해주는 종합서비스로 TRS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TRS는 보통 증권사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자금을 빌려주고 수수료 수익을 취하는 대신 자산운용사가 그 자금으로 자산을 매입, 운용하면서 수익률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데다 투자 수익도 낼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너도나도 TRS 관련 거래에 고삐를 죄면서 운용사들에 불똥이 떨어졌다.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알펜루트자산운용에 제공한 TRS 계약 총 460억원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알펜루트 자산운용은 오는 28일 환매 시점이 돌아온 567억원 규모의 개방형 펀드 '에이트리' 환매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마저 환매연기에 나서면서 향후 사모펀드 환매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 관련 TRS 계약의 만기 연장을 하지 않거나, 중도상환을 요청하는 것은 증권사 내부의 의사결정 사항이자 권리"라면서 "문제는 운용사들이 주식을 팔아서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이익이 났다 해도 포트폴리오에 편입돼 있을 경우 처분이 어렵거나, 손실을 봤다면 자금을 제대로 메울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라임펀드 사태로 라임자산운용과 TRS거래를 했던 증권사들이 공범으로 몰리고 있어 이를 줄이려는 모양새"라며 "대형 운용사는 TRS보다 주로 지난 2018년 3월까지 나왔던 합성ETF가 대부분이라 크게 상관없지만 작은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TRS로 주로 하다보니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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