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에도 안전통화인 엔화가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우한 폐렴 우려에 지난 27일 한때 108.710엔까지 상승(달러-엔 환율 하락)했으나 이후 오름폭을 일부 반납해 29일 현재 109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질병 확산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미국·이란 충돌 우려로 지난 8일 107.630엔까지 오른 것에 비하면 강도가 미미한 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빈도매매(HFT) 등 큰손 투자자들이 매매에 손을 떼지 않음에 따라 시세 변동이 커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HFT는 수급 밸런스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해 대규모 매매를 반복한다. 돌발적인 사건이 발생해 수급 상황을 읽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일단 매매를 거두기 때문에 시장의 거래량도 급속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환율 변동도 높아진다.

이달 들어서는 이란의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 우한 폐렴 감염자 확대가 HFT에 있어 예상치 못한 이벤트였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이에 따른 기계정지(매매정지)는 일순간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HFT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컴퓨터 매매에 빅데이터 축적이 진행돼왔다고 전했다.

투자자 심리가 악화하면 위험회피성 엔화 매수세가 나오긴 하지만, 금융기관 경영 불안 등으로 자금 순환이 막히지 않는 한 패닉성 엔화 매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대체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폐렴 문제는 세계 경제 펀더멘털에 타격을 주겠지만 금융 시스템에 즉각적으로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금융 측면에서는 오히려 작년 9월 레포 시장 동요가 더 위태로웠다"고 전했다.

이달 엔화의 고점과 저점 차이는 2.65엔 수준이다.

신문은 작년 1월 달러 플래시 크래시(순간 급락)로 엔화가 6엔 가까이 흔들린 것에 비하면 동요는 경미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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