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올해 대다수 전문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미국 역시 성장률이 둔화해 달러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이 또다시 경기둔화 우려에 휩싸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면서 달러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일본 경제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가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앞세워 강한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지수는 99.825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달러지수는 작년 말 96.331에서 전날 99.910까지 올라 두 달이 안돼 3.7%가량 상승했다.

달러지수는 작년 한 해 동안 0.34% 오르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두 달간의 오름세는 상당히 가파른 수준이다.

달러지수에서 유로화의 비중은 6개 통화 중에서 전체의 60%에 달하며 엔화의 비중은 15%에 달한다. 두 통화에 대한 비중이 75%를 넘으면서 두 통화대비 달러 강세가 달러지수의 강세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유럽과 일본 경제 지표는 연일 부진한 반면 미국의 경제 지표는 연일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발표된 독일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2월 경기기대지수는 8.7을 기록해 1월의 26.7에서 크게 하락했다.

유럽의 지표가 작년 말 부진에서 벗어나 반등할 기미를 보이다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ZEW 경기기대지수는 향후 6개월에 대한 경제 전망을 반영하는 선행지표다. 유럽 경제는 상대적으로 중국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커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성장률이 정부가 목표한 6% 근방을 크게 밑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의존하는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도 코로나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7일 발표된 일본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 분기 대비 1.6% 줄어 일본의 경기 침체 우려를 부추겼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등의 여파에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코로나 여파로 올해 1분기에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미국의 경제 지표는 연일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최근 하원에 출석해 미국 경제가 매우 좋은 상태에 있다고 언급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2만5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5만8천 명 증가를 큰 폭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콘퍼런스보드의 지난 1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8% 상승한 112.1을 기록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콘퍼런스보드는 선행지수의 6개월 증가율이 플러스 영역으로 돌아섰는데, 이는 약 2%의 현 경기 확장세가 2020년 초까지 지속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2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도 전월 17.0에서 36.7로 급등해 예상치인 8.0을 큰 폭 웃돌았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5%로, 시장 예상 0.1%를 큰 폭 웃돌았고,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기 호조에 대한 전망은 미국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을 통해 경기를 지속해서 부양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도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것을 조언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대다수는 금리가 조만간 인하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자신은 선물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보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올해 한 차례 이상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당국자의 발언이 전해지며 달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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