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때도 '긴급 성명' 나와

시장, 3월 회의서 금리 50bp 인하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주 긴급 성명을 통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연준의 추가 부양책 시행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파월은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자 긴급 성명을 내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라면서도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 활동에 위험을 높이고 있다. 연준은 사태 변화와 경제 전망에 미치는 여파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우리는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도구를 사용하고,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의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는 표현은 지난해 6월 연준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금리 인하를 시사하기 위한 표현으로 사용된 것이다.

연준은 이후 세 차례 보험성 금리 인하에 나서 시장을 떠받친 바 있다.

연준의 긴급 성명은 1987년 10월 금융시장 폭락 당시와 2001년 9.11테러 직후 나온 바 있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이달 17~18일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장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100%에 달하며 50bp 인하 가능성도 94.9%에 달한다.

시장은 올해 12월까지 금리 수준을 0.0%~0.25%까지 반영하고 있다. 이는 현재보다 6회 금리가 인하돼야 한다.

골드만삭스는 당장 3월부터 6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세 차례 연속 25bp씩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주말 동안 전망을 수정해 3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50bp 내리고 2분기에 추가로 50bp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한 번에 금리를 50bp 내릴 경우 이는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대침체 이후 최대 폭이다.

연준은 2001년 9월 11일 테러 직후 화상회의를 9월 13일과 17일 두차례 개최했다. 당시 금융시장은 일시 거래 중단된 상태였으며 17일 나흘간의 중단 이후 재개장하기 직전에 연준은 금리를 50bp 인하했다.

연준 출신의 줄리아 코로나도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 대표는 마켓워치에 연준이 3월 회의 이전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신호를 줬다기보다 "3월 인하의 분명한 신호다"고 풀이했다.

그는앞으로의 사태 전개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얀치 미 금융담당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이번 주 기업들이 코로나 영향으로 신규 채권 발행을 꺼려왔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가 기업들의 차입금리를 낮추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리 인하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으며 연준이 금융시장 혼란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앞서 연준이 개입하길 바라며 곧 개입할 것이라고 언급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바이러스 충격이 일시에 그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카드는 자칫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다음 경기침체 때 연준이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고 우려해왔다. 이전 침체에서는 금리 인하 폭이 5%포인트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채 매입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란이 많은 상황이라 이를 쉽게 꺼내 들기도 어렵다.

실제 연준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가 절정이던 당시에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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