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회사 실적과 자금 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신용평가사의 기업 신용등급 강등이 3월 들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2008년 리먼 쇼크 때와 비교해도 빠른 속도라고 우려했다.

미즈호증권에 따르면 S&P글로벌레이팅스에 의한 미국 기업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건수에서 하향 조정 건수를 뺀 수치는 22일 기준 -117이었다.

이후 25일까지 약 40여개 기업의 등급이 추가로 강등돼 현재는 약 -160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마이너스 폭은 16 정도에 불과했다.

미즈호증권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때는 등급 하향 조정 건수가 서서히 증가해 2009년에 고점을 쳤다"며 "이번에는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당시와 큰 차이는 코로나19 확산이 기업과 소비자의 경제활동을 직접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신문은 지난 25일 S&P가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평사는 포드의 장기 발행자 등급을 'BBB-'에서 'BB+'로 내렸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자동차 수요 감소와 조업 중지에 따른 수익 악화 우려가 등급 강등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신문은 포드의 회사채 잔액은 투자적격등급에서 정크로 강등된 타락천사 가운데 최대급이라고 전했다. S&P는 혼다와 미쓰비시자동차도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이와증권은 "신용등급 강등과 디폴트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담보로 한 금융상품이 방아쇠를 당긴 리먼 사태 때는 신용도가 극단적으로 악화하는 기업이 주택 및 금융기관에 한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기업은 서비스업에서 제조업까지 폭넓다.

현재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 및 대출(레버리지론) 잔고는 사상 최대치인 1조2천억 달러로 부풀어져 있다.

다이와증권은 "지난 10년간의 금융완화 국면에서 기업 부채가 과도하게 늘었다"며 "신용 불안의 진폭이 크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금융 시스템과 생산설비 훼손이 일어나지 않는 한 경기 회복이 빠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만만치 않지만,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 전세계적으로 정체되는 미증유의 위기가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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