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이 화웨이에 자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압박 조치를 내놓으면서 중국이 보복을 예고했지만, 애플은 역풍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CNBC가 19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외국 파운드리 업체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제재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리를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기업들을 중국의 블랙 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에 포함하는 등 강력한 반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애플, 퀄컴, 시스코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와 조사를 진행하고 보잉으로부터 항공기 구매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NBC는 애플이 중국 정부, 제조 협력사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이는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를 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리올로 헤드는 "중국 당국이 애플을 쫓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일부 불매운동은 있을 수 있지만, 애플은 지역 및 중앙 정부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어 애플에 대한 중대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작년 미국과 화웨이의 갈등 국면에서도 애플이 중간에 낀 적이 있고 이에 따른 애플 불매의 목소리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애플이 큰 타격을 받진 않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애플의 공급망에 수많은 일자리가 걸려있다는 점도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애플 공급망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협력사인 폭스콘이 아이폰을 조립하는 장소다. 폭스콘은 중국에서 수십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생산 거점을 중국 외 지역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최근 애플은 인도, 베트남 등으로 거점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작년 애플은 공급 업체들에 생산의 15~30%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것을 요구한 바 있다.

CNBC는 중국이 보복 조치로 애플의 이와 같은 움직임을 부추기는 것을 원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리서치 디렉터는 "중국은 애플과 같은 기업이 제조 거점 다변화를 모색하면서 이미 역풍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중국이 중국 내 애플과 폭스콘을 겨냥한다면 제조의 탈중국화를 가속해 이중의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샤 디렉터는 "애플은 중국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은 애플을 타깃으로 하기 전에 여러 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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