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경우 엔화 강세가 나타나 외환시장 안정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시장에서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며, 실제로 도입될 경우 이와 같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기대하기 시작한 것은 5월 들어서부터다. 연방기금(FF)금리 선물 시장은 이달 초 한때 올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26일 기준으로도 내년 여름께 도입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려야 한다고 거듭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콘 연준 전 부의장도 "마이너스 금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전례 없는 상황은 전례 없는 행동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도입 관측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작년 실시한 '예방적 금리 인하'의 기억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신문은 미·중 무역마찰이 초래할 경기침체 위험을 대비한다는 명목이었으나 실제로는 시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영국 중앙은행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도 과거 "마이너스 금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얼마 전 "마이너스 금리 배제는 바보 같은 짓"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그렇다면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단행할 경우 엔화 환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3월 연준이 150bp 금리를 인하했을 때 달러-엔 환율은 미·일 금리차 축소로 한때 101엔대까지 하락(엔화 강세)했다.

하지만 엔화 강세는 오래가지 않아 현재 달러-엔은 107~108엔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크게 줄어든 미·일 금리 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희미해졌다.

하지만 JP모건체이스 은행은 "미국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면 미·일 금리차가 다시 주목을 받아 엔화 강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론적으로 '제로금리 제약'이 사라지면서 추가 금리 인하 여지도 생겨난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하단을 예상하기 힘들어진다는 분석으로 읽힌다.

미국 채권금리 하락으로 일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엔화 환율 안정을 무너뜨릴 요인으로 지적됐다.

미국 국채 매입을 위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거래가 줄어들면 엔화 강세를 억제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아그리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목표로 연준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투자자들이 대비를 게을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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