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홍콩에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흔들리면서 중국 본토와 홍콩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파급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매체는 일국양제가 폐지되고, 이에 따라 홍콩의 달러화 페그제가 위안화 페그제로 바뀐다면 국제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금융면에서 일국양제의 골격은 홍콩달러의 가격 변동을 미국 달러와 연동시키는 페그제에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홍콩달러를 달러당 7.75~7.85홍콩달러로 고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국양제가 폐지돼 홍콩달러가 위안화에 페그되면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거나 홍콩달러를 절상해야 할 필요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홍콩과 중국 주요도시의 '빅맥' 가격을 비교하면 홍콩이 더 싸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재정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본토 자금이 홍콩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매체는 달러화 페그제 포기가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가늠조차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페그제 유지를 위해 HKMA가 외환보유액으로 보유한 3조4천억홍콩달러(544조원) 상당의 달러 자산이 불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매체는 "그 결과로 미국 국채가 대량으로 매도되면 금리 급등 충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시장에서는 이미 페그제 포기를 예상하는 거래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항해 의도적으로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견해가 많지만, 자산 방어 목적으로 위안화를 손 놓는 본토 자금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홍콩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본토 투자자의 홍콩 주식 순매수 금액은 전인대가 시작된 22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119억홍콩달러(1조9천억원)를 기록했다. 직전 4일간에 비해 3배 늘었다.

연초부터 5월 27일까지 약 5개월간의 순매수 금액은 2천770억홍콩달러(44조3천억원)로 작년 3~12월 순매수 금액인 2610억홍콩달러를 웃돌았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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