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원 속에서 미 기업들이 대거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미 회사채 발행액은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두 배 규모로 늘어났다.

29일 CNBC에 따르면 크레디트 플로우 리서치는 이번 주 392억 달러의 투자등급 회사채가 발행됐다고 집계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1조380억 달러가 신규로 발행됐다.

연준이 회사채시장 지원을 발표한 3월 23일 이후 9주 동안 7천69억 달러의 회사채가 신규로 쏟아졌다. 이 가운데 하이일드 회사채도 약 1천600억 달러에 달했다.

저금리 속에서 기존 부채를 재조정하고 은행에 자금을 상환하며 침체에 대응해 현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회사채 발행으로 이어졌다.

내셔널 얼라이언스의 앤드루 브레너 분석가는 "금리는 낮고, 2월에 지급해야 했던 것보다 스프레드는 높지만, 여전히 장기적으로 볼 땐 싼 자금"이라며 "기업들은 자금 부족을 막기 위해 부채를 구조조정하고 신용 라인을 정비하고 현금을 조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2차 물결이 올지, 경제가 어떻게 회복될지 정말 모른다"며 "호텔에 V자형 회복은 아니고, 항공사 입장에서도 V자는 아니리라는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에 굶주린 해외 투자자들, 국내 기관과 개인이 꾸준히 회사채를 매입하고 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7일로 끝난 주간에 투자등급 채권 펀드로는 75억 달러가 유입됐다. 하이일드 채권 펀드로는 63억 달러가 몰렸는데, 이는 사상 3번째인 엄청난 수요다.

브레너 분석가는 "사람들은 기꺼이 신규 회사채를 사려 한다"며 "달러 헤지가 지금 작동하고 있는 방식 때문에 해외에서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얼어붙은 시장에 개입한 뒤 미 국채 대비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약 180bp로 내려왔다. 2월과 3월 신용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의 절반 정도다.

보잉을 포함한 모든 신용등급의 회사들이 시장에 나왔다. 보잉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250억 달러를 발행했다.

최근에는 메이시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씨티그룹, 켈로그, 웰스파고, 텐센트홀딩스, 스트라이커가 회사채 시장을 두드렸다.

카나코드 제뉴어티의 토니 다우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신용 위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연준의 위험 안전장치가 미 기업에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유동성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번 달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회사채 매입을 시작했다.

그는 "주식시장 고공행진에도 회사채시장에는 연준이 회사채를 사들이기 시작한 이후 매일 꾸준히 매수세가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우려의 시각도 있다.

S&P 글로벌은 이번 주 잠재 부채 하향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의 등급 강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 등급이 낮아지면 회사채를 발행할 때 더 큰 비용이 들고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야 한다.

S&P는 현재 1천287곳의 발행자가 있는데, 상위 'AAA'에서 하위 'B-'까지로 평가한다. 이 가운데 부정적 등급 전망이나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는 관찰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수치는 2009년 4월부터 기존 사상 최고 기록인 1천28건을 넘어서고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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