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신용도가 낮은 미국 기업의 자금 조달에 역풍이 불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재무가 악화되면서 주요 자금조달 경로였던 증권화 상품의 금리가 급등(가격 하락)하고 있어서다.

세계 금융기관과 운용사도 평가손실을 안게 되면서 지난 10년간 2배 넘게 급성장해온 증권화 상품 시장이 위축세로 전환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이라는 증권화 상품을 통해 보험이나 연금 등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저등급 기업으로 흘러들어간다.

CLO는 먼저 은행이 저등급 기업에 대한 융자를 대출채권 형태로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매각하면, 이를 매수한 측이 여러 대출채권을 묶어 CLO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구조다. 기업의 이자가 CLO 투자자의 이익이 된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 등 운용사는 위험이 높은 무담보 부분에 투자하고, 등급이 중간인 부분은 보험과 연금이 사들인다.

안전한 'AAA' 등급의 경우 노린추킨(농림중앙금고)·메가뱅크 보유액이 총 10조엔(114조원)을 넘는다.

CLO 잔고는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해 약 7천억달러(859조원)에 달한다. 저등급 기업에 대한 전체 융자 잔고인 1조1천340억달러의 60%에 해당한다. 신문은 CLO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에 저등급 기업의 채무도 부풀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발 충격으로 환경은 순식간에 변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CLO를 뒷받침하고 있는 기업(대출을 받은 기업) 중 30%에 해당하는 기업의 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하향 조정 검토를 하고 있다.

소매와 외식, 에너지 등 경영환경이 악화된 업종이 많아 이자 지급이 연체되는 기업이 늘고 있다.

CLO 거래 시장에서 저등급인 'BB' 등급 금리는 8% 전후에서 한때 16%까지 상승했고, 5월 들어서도 12%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CLO 신규 발행액은 예년 같은 기간 대비 60% 감소한 수준으로, 기업으로 자금이 흐르지 않게 됐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률은 3%로 2015년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연방준비제도가 6월부터 CLO를 사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융자한다는 방침이지만 대상은 'AAA' 등급의 일부로 전체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는 작년까지는 CLO 시장 팽창을 배경으로 위험에 맞지 않는 낮은 금리와 느슨한 조건에 은행이 저등급 기업에 대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과 할 수 없는 기업으로 양극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등급 CLO 금리 추이.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jhm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4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