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1분기 국민연금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채권 비중이 가장 크게 확대됐다. 국민연금이 국내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자산배분 계획을 세웠는데 국내채권 비중이 오히려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국내채권 비중은 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산배분 비중을 지키기 위해 국내주식 투자를 확대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민연금 자산배분 비중은 국내주식 15.9%, 해외주식 20.3%, 국내채권 45.8%, 해외채권 5.0%, 대체투자 12.7%, 단기자금 0.4% 등이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주식 18.0%, 해외주식 22.6%, 국내채권 43.6%, 해외채권 4.1%, 대체투자 11.5%, 단기자금 0.2% 등을 나타냈다.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채권 비중이 가장 크게 확대됐다. 올 1분기 국내채권 비중은 전분기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올해 말 국내채권 비중을 41%대로 축소하겠다고 한 국민연금 자산배분 계획과 어긋난다.

실제로 국민연금 '2021~2025년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올해 말 자산배분 목표는 국내주식 17.3%, 해외주식 22.3%, 국내채권 41.9%, 해외채권 5.5%, 대체투자 13.0% 등이다.

계획과 달리 국내채권 비중이 확대된 것은 코로나19 등으로 주식 비중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해 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채권은 금리 하락 등으로 평가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1~3월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 18.52%, -16.9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채권과 해외채권 수익률은 각각 0.89%, 6.85%를 나타냈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4.24%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비중은 각각 2.1%포인트, 2.3%포인트 하락했다.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은 각각 2.2%포인트, 0.9%포인트 상승했다. 대체투자는 1.2%포인트 올랐다. 단기자금은 0.1%포인트 상승했다.

주식이 4.4%포인트 하락할 때 채권과 대체투자, 단기자금은 각각 3.1%포인트, 1.2%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국내채권 비중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지난 4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 자산배분 비중이 정해져 있다"며 "그런데 우리나라 주식시장 낙폭이 커지면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이 자연스레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배분 비중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내 주식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원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국내주식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3조286억원, 1조5천357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월 순매수 규모는 148억원에 그쳤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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