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KT스카이라이프, 케이뱅크, 지니뮤직 등 KT 계열사들이 최근 경쟁력·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의 '그룹사 리스트럭처링' 계획에 대응해 계열사들이 독자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는 알뜰폰 사업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도 알뜰폰 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으며, 조만간 정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T에 이미 'KT엠모바일'이라는 알뜰폰 회사가 있지만, 직접 알뜰폰 사업을 벌여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묶는 결합상품(DPS) 출시로 가입자를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앞서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 현대HCN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현대HCN 매각 예비입찰에 들어간 상태이며, 4주간의 실사 진행과 함께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KT 대신 스카이라이프가 우회적으로 인수전에 나서는 셈인데, "유료방송시장에서 생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스카이라이프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게 KT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철수 스카이라이프 신임 사장의 사업 확장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KT 측에서도 가입자 감소 추세로 고전 중인 스카이라이프에 인터넷TV(IPTV) 사업 주도권을 확실히 쥐여주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영난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던 케이뱅크도 최근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목표 아래, 케이뱅크는 KT와 우리은행 등 주요 주주들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1년 넘게 중단됐던 신규 신용 대출을 다시 판매하는 등 영업 정상화의 기지개도 켰다.

케이뱅크는 KT 자회사 BC카드를 최대 주주로 하는 유상증자 작업이 마무리되면 업계 최초로 100% 비대면 방식의 아파트 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을 출시하는 등 '테크핀' 확산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2008년 KT 계열사로 편입한 나스미디어는 올해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 내부에서 성장성이 높은 사업 중 하나로 광고 부문이 지목되면서 디지털 미디어랩사인 나스미디어가 KT의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각종 광고주와 연계하는 등 효자 노릇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초 나스미디어 인수를 당시 그룹전략CFT장(부사장)이었던 구 대표가 주도했다는 점도 구 대표 체제에서 나스미디어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업계는 최근 KT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행보를 두고 구현모 KT 대표 체제에서 총 42개에 달하는 KT 계열사들의 위기의식이 가중되는 상황의 단면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3월 구 대표의 "그룹사 리스트럭처링" 발언이다.

당시 국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구 대표는 "그룹사 리스트럭처링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전문가들은 KT가 총 43개에 달하는 계열사 가운데 성장하는 계열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부실 계열사를 정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 대표의 발언은 한마디로 돈 안 되는 계열사를 정리하겠다는 뜻"이라며 "구 사장 임기 내에 영업이익을 확대하려면 부실 계열사를 매각하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모바일·미디어 등의 부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면과제로 꼽히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도 구 대표가 비주력 계열사를 묶거나 줄이는 등의 작업을 진행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 대표는 전임 황창규 회장 체제 시절이던 2014년에도 비서실장 겸 전략담당 전무를 맡아 KT의 구조조정 작업을 이끈 바 있다.

당시 KT는 KT렌탈과 KT캐피탈 등 비통신 계열사 17곳을 정리했다.

KT 관계자는 "그룹사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리스트럭처링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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