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자본확충에 대비하고자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대폭 늘리는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통과시켰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어 발행 주식 총수를 8억주에서 13억주로 늘리고, CB 발행 한도를 7천억원에서 1조6천억원으로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향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기로 한 유상증자 등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HDC현산이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을 두고 재협상에 나서자고 한 상황이어서 아시아나항공의 이날 주총 결의 내용이 즉각적으로 자본확충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HDC현산은 지난해 본계약 체결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자본잠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인수조건의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본계약 체결 이후 5개월 만에 부채 규모가 4조5천억원 급증한 것을 문제 삼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1조7천억원의 한도성 대출을 내준 채권단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HDC현산은 채권단에 보낸 공문에서 "채권단이 1조7천억원의 자금을 새로 지원해 주기로 한 것에 '부동의' 의견을 표명했음에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사전동의없이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무려 11회에 이르는 공문을 보내 정확한 재무상태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성의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도 했다.

HDC현산의 이러한 요구에 채권단은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협상테이블에 나와 공식적으로 얘기하라면서 불쾌한 입장을 표명하고 다시 HDC현산에 공을 넘긴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HDC현산과 채권단의 '핑퐁게임'이 지속할 경우 자본확충의 시기를 놓치면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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