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전세계 금리 하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것과 동시에 국채를 대량 매입해 대규모 재정 투입과 채권발행 증가에도 금리가 오르지 않게 됐다.

신문은 금리의 기능이 훼손되는 이와 같은 '금리의 죽음'은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했다.

금융정보회사 리피니티브의 데이터를 기초로 12일 기준 전세계 주요 62개국의 10년 만기 금리를 조사한 결과, 48%에 해당하는 30개국이 1% 미만이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인 국가가 10개국, 0%대가 20개국이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미국·캐나다 등 6개국이 늘었다.

고금리 국가였던 호주도 한때 10년물 금리가 0.6%로 하락했다. 태국 10년물 금리가 1%대를 기록하는 등 신흥국의 금리 저하도 두드러졌다.

지난 2010년까지 10년물 금리가 1% 미만인 국가는 일본뿐이었다. 이 때문에 금리 저하는 인구 감소와 디플레이션 장기화로 고민하는 일본만의 사례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초저금리가 전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후쿠이 도시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는 한 발언에서 "1%라고 하는 것은, 금리 기능이 작용하는 최저 레벨의 금리"라고 말한 바 있다.

금리는 경제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재정악화와 인플레이션을 감지·경고한다. 신문은 이 기능이 작동하는지 여부의 기준이 되는 1%를 주요국의 절반이 밑돌고 있다며, '금리의 죽음'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저금리의 직접적인 계기는 코로나19의 확산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총 146개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도시 봉쇄로 인한 수요 소멸을 보충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거액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중앙은행은 정부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국채 등을 대량 구매했다. 이는 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국채발행 잔액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보유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말 22%로, 작년 말 대비 8%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과 영국 중앙은행도 자국 국채의 30% 전후를 보유하고 있다.

신문은 금리의 기능을 죽인 것에 따른 부작용은 크다고 지적했다.

우선 연기금이나 보험사의 경우 주식·저신용 회사채 등 위험이 큰 자산을 늘릴 수밖에 없어 운용이 불안정해지기 쉽다. 예대 금리차 등의 이익을 얻기 어려워진 은행들은 수익성이 악화됐다. 길게는 금융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금리에는 기업이 이자 지급 이상의 이익을 벌도록 촉구해 혁신을 이끌어내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저금리로 낮은 수익에도 살아남는 좀비기업이 늘고 있다.

신문은 이번 국면에서 저금리로 수요를 되살리지 못한다면 '일본화'가 전세계로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가 1% 미만, 혹은 마이너스로 침몰한 국가가 늘고 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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