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정부가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을 지원하려면 은행들이 이윤을 일부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중국 국무원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어려움에 빠진 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무담보 대출과 대출 상환 연기, 수수료 인하, 저리자금 대출을 위해 올해 이윤 가운데 최대 1조5천억위안(약 256조원)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해 은행권 이익의 7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국 은행권은 작년에 2조위안가량을 벌어들였다.

국무원은 또 지난 17일 늦게 대출 활성화를 위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더 많은 자금을 풀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은 18일 리자쭈이 금융포럼에 참석해 "금리 개혁을 통해 시장의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사실상 금리 인하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기관은 기업 차입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차입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려고 이익을 희생하라는 촉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금융기관에 대출 금리를 인하하라는 지침을 통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면서 저금리의 신규 자금은 차입자들이 직접 조달할 수 있을 것이며 서비스 수수료도 인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에 이윤을 희생하라고 중국 정부가 직접 요구하면서 은행업종에 대한 약세 심리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같은 소식에 이날 홍콩과 본토 증시의 중국 은행주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궈센 증권의 얀샹 애널리스트는 "이익을 포기하는 것을 사실상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모든 기업에 대한 차입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정책 완화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저상증권의 리 차오 애널리스트도 은행권이 이익을 포기함에 따라 올해 대출 가중평균금리가 0.68%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의 루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조만간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유도하려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낮추겠지만 예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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