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일부 우량 대기업의 회사채를 사들이자 시장 참가자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CNBC가 29일 보도했다.

연준이 공개한 회사채 매입 내역에 따르면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기업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홈디포 등 비교적 탄탄한 기업들의 회사채도 직접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애플과 골드만삭스 등의 회사채도 보유하고 있다.

CNBC는 연준의 회사채 매입 방침이 코로나 공포 속에 얼어붙었던 기업과 시장에 중요한 결정이었다면서도, 자유시장 기능과 독립적이어야 할 연준의 역할에 대한 의문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픽스드인컴 담당 디렉터는 "애플 채권을 매입하는 게 말이 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면서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이미 좁으며, 주가도 양호하다. 그들(애플)이 연준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회사채 매입 결과를 보면 머리를 긁적이게 된다며 "과연 이곳에(애플 등 우량 기업에) 돈이 향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스러워진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연준은 4억3천만 달러 규모의 개별 채권과 68억달러 규모의 ETF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회사채 시장 규모가 10조 달러를 넘고 채권형 ETF의 자산 규모가 9천61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작은 금액이다.

지금까지 연준의 회사채 매입은 유통시장에서 이뤄졌으며 29일부터는 발행시장에서의 매입이 시작됐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톰 그라프 픽스드인컴 헤드는 연준이 일부 대기업 회사채를 사들이는 한 가지 이유는 약 2천만명의 미국인들이 실업급여를 받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이 거대한 고용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준이 도를 넘고 있다는 우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라프 헤드는 "이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라고 생각된다"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처리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치에도 맞지 않고,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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