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외환시장에는 '8월에는 엔화 강세'라는 경험칙이 있지만 올해는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미국 국채의 대규모 상환 등에 따른 달러 매도·엔화 매수로 통상 8월에는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기 쉽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무역적자 등의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총 네 번 8월에 엔화가 강세를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개인 외환투자자들은 TV CF를 흉내내며 '일본의 여름, 엔고의 여름, 긴장의 여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8월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국채 상환 및 이자 지급이 8월 중순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미국 채권을 보유한 연기금이나 생보사 등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상환자금의 일정 부분을 국내로 되돌린다. 이 과정에서 달러 매도·엔화 매수가 발생한다.

또 다른 요인은 수출기업의 거래다.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국내로 들여올 때 달러 매도·엔화 매수 주문이 나온다.

한 일본 대형 은행 관계자는 "오봉 연휴(8월 15일 전후)에 들어가기 전에 달러 매도가 나오기 쉽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의 여름 휴가로 거래가 얇아지는 시기에 엔화 실수요 영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약세 흐름마저 겹쳤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7월 하순에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문은 무역과 서비스 수지는 엔화 약세 재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무역수지(속보치 기준)는 4월부터 7월 상순까지 약 2조엔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방일객이 급감한 결과로, 여기에 서비스 수지도 적자로 전락했다.

무역과 서비스 수지 기조는 엔화 약세 방향인 반면, 계절적으로는 엔화 강세가 나타나기 쉬운 시기인 셈이다. 신문은 이와 같은 줄다리기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즈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엔화 강세가 가속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대립이라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달러-엔 환율은 예년과 달리 조용한 8월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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