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수요예측에 들어간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의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통해 전일과 이날 양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이틀째 마감 직전에 주문이 몰리는 경향이 많은데,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첫날부터 일찌감치 높은 가격에 주문을 내는 기관투자자들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관사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첫날부터 상당히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다"며 "경쟁률이 1천대 1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첫째날 높은 가격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와 희망밴드의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정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종 가격은 회사와 주관사가 협의해 결정하지만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요예측에서부터 흥행 성공이 점쳐지는 것은 카카오게임즈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가 기업가치에 비해 낮게 형성됐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는 약 2조~3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제시한 공모가를 토대로 한 가치는 1조4천600억~1조7천6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공모를 통해 주식을 확보하기만 하면 상장 이후 추가적인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이 공모주 청약 분위기에 불을 붙인 데다 최근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게임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점도 흥행에 성공한 원인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수요예측이나 공모 청약에서 1천대 1 수준의 경쟁률은 연 최고 수준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다수의 수요예측 사례에서 1천대 1을 훌쩍 넘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소셜 카지노 업체 미투젠 역시 지난달 수요예측 결과 1천304개 기관이 참여해 1천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고, 이외에도 이루다(1천316대 1), 한국파마(1천296대 1), 티에스아이(1천283대 1) 등도 경쟁률이 높았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836대 1이었는데, 이는 5천억원 이상 대형 공모 기업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청약 경쟁률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까지 역대 최고 경쟁률은 지난달 27~28일 공모 청약에서 3천39.56대 1을 기록한 이루다다.

이 밖에도 한국파마, 영림원소프트랩 등 최근 다수 기업의 공모 청약 경쟁률이 2천대 1을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로 손꼽히는 카카오게임즈 청약에도 사상 최대의 조단위 청약 증거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청약에 참여하려면 청약 기간 증거금의 50%를 입금해야 한다.

만일 카카오게임즈 일반 청약 경쟁률이 3천대 1에 달할 경우, 희망공모가 최상단인 2만4천원의 50%인 1만2천원에 경쟁률 3천을 곱해 단순 계산하면 약 3천600만원을 증거금으로 넣어야 1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이번 공모 주식 수는 총 1천600만주로, 이를 토대로 카카오게임즈는 약 3천200억~3천84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처럼 상장 이후 공모가를 단숨에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모가가 4만9천원이었던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9만8천원에 시초가가 형성됐고, 곧바로 30% 상승해 12만7천원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상단으로 결정되면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19위 수준에 오르게 되고,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목표 주가인 3만원 초반대로 오를 경우 단숨에 게임업계에서 엔씨소프트의 뒤를 이어 펄어비스와 규모가 비등해지게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수요예측을 마감하고 내달 1~2일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을 거쳐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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