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100원 '빅 피겨(큰 자릿수)' 코앞으로 다가섰다.

외환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의 1,000원 시대가 결국 다가올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외환 당국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5.40원 하락한 1,100.8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100.20원까지 하락하면서 1,100원 붕괴 직전까지 다가갔다.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분위기가 크게 반전되지 않은 채 달러-원 1개월물은 1,100.50원에 최종 호가를 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의 하락에는 미국의 부양책 기대감과 신고가를 기록한 코스피 등에 따른 리스크 무드, 유로화 등 위험통화 강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 특정 역외 하우스가 대량 달러 매도 주문을 내면서 수급 물량 부담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1,100원대에서 움직이면서도 빠른 하락보다는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보인다.

빅 피겨를 앞두고 있으나, 아직 시장 전체적인 숏 포지션 편향이나 심리적인 쏠림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환율의 하락 속도가 매우 빠르고 외환 시장 참가자들이 일제히 환율 하락에 베팅하면서 심리적 쏠림 현상이 관측됐던 지난달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하락세다.

1,100원 빅 피겨에 다가가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다시 외환 당국으로 쏠린다.

외환 당국은 특정 레벨 방어보다는 환율의 가파른 급등락이나 시장의 쏠림 현상 등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9월 초부터 지난달까지 달러-원 환율이 1,180원대에서 1,100원대 초반으로 속락하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가파른 강세 폭을 보이자 외환 당국은 원화 강세에 제동을 걸어왔다.

지난달에만 한 번의 공식적인 구두 개입이 나왔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등 고위급 당국자의 환율 급락 경계 발언도 여러 차례 나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분위기라는 전체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1,100원 빅 피겨 붕괴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다만 당국의 스탠스와 개입 여부가 환율 하락에 속도 조절을 해줄 것으로 생각하는 모습이다.

한 은행의 딜러는 "원화가 글로벌 달러의 약세를 반영해가는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는 불가피한 만큼 당국 경계감도 계속 환율 하단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당국 경계감은 원화 강세의 속도를 조절하며 원화가 자연스럽게 달러화 약세 등의 흐름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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