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미국이 '외국회사문책법'을 적용해 중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한다면 오히려 미국이 손해를 본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본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크레인셰어즈의 브랜던 어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경제가 쇠퇴하는 위기 속에서 절대 2조2천억 달러어치 투자를 두고 장난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며 "중국 주식이 대규모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면 미국의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가 손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10월까지 미국 시장엔 중국 기업 217곳이 상장됐으며, 시가총액은 2조2천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밤 미국 하원은 '외국회사문책법'(Holding Foreign Company Accountable Act)를 통과시켰다. 주식을 발행한 외국기업이 3년 연속으로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감사기관 조사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미국에서 주식 거래가 금지된다는 내용이다. 상장사는 외국 정부가 해당 기업을 소유하거나 통제하는지 여부도 밝혀야 한다.

지난 5월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던 이 법안은 하원을 거쳐 백악관으로 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면 법률로 제정된다. 이후 알리바바 바이두와 징둥닷컴 등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3년 내로 관련 규정을 이행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 투자자는 해당 법안 통과에 그다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 주가가 크게 변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들어 23% 상승했고 핀둬둬는 280%, 니오는 1094% 올랐다.

어헌 CIO는 미국 언론 보도가 중국 주식의 투자 위험에 초점을 맞춰왔고, 뛰어난 수익은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넷이즈닷컴은 2000년 6월 29일 미국 증시 상장 후 13,335%의 수익률을 올렸다. 아마존은 같은 기간 8,573% 올랐다.

그는 "대부분 중국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개별 '썩은 사과'보다 훨씬 높다"고 옹호했다. 루이싱커피 등 회계사기를 저지른 중국 기업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이어 어헌 CIO는 중국 기업이 성공적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하고 있는 것은 투자은행과 투자자가 중국 기업의 미 증시 퇴출 가능성을 작게 보는 점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하원의 법안 통과 소식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자본시장이 고도로 세계화된 오늘날에는 당사자가 진심으로 국제감독 협력을 강화하고, 합법적인 투자자 권익 보호 같은 의제와 관련해 더 대화하고 협력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바른길"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감독관리를 정치화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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