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바이든 정권 출범 이후 첫 미·일 정상회담이 16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에 대한 대응이 이번 회담의 주요 테마로 꼽히고 있어 바이든 정권 출범 이후 나타난 엔화 약세 등 환율 문제는 논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전망했다. 시장의 움직임을 존중하는 바이든 정부가 달러 약세 유도 노선에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문은 향후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국면에서는 미국이 엔고를 방치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6일(미국시간)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대면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 가운데 스가 총리를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중국 및 탈(脫)탄소 대응에서 일본과 협력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회담에서 관련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환율이 테마가 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전했다.

일본 당국 내에서도 "4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정권이 출범한 직후이자 첫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017년 1월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엔화 약세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아사카와 마사쓰구 일본 재무관이 서둘러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에서 엔화 약세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조정해 사태가 수습됐다.

신문은 환율의 경우 원래 정상이 아닌 재무장관 수준에서 다룰 테마이지만 엔화 가치가 정치적으로 중요해지는 국면에서는 이 원칙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 마찰이 격화됐던 1993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총리와의 회담 이후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는 엔화 강세가 유효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엔화 매수세가 가속화됐었다.

이번 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큰 논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시장에서 결정된 환율을 존중하는 스탠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4월 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기초 펀더멘털을 반영한 환율'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문구가 성명에 담겼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다다시는 "정권 교체로 환율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변화한 영향"이라고 판단했다.

바이든 정권 출범 때 달러당 103엔 정도였던 엔화 가치는 현재 110엔 부근으로 하락(달러-엔 환율 상승)했다. 2017년 1월 말 트럼프 발언이 나왔을 당시의 엔화 가치(113엔)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국 측에서 엔화 약세 비판이 나오지 않는 것은 미국 경제 회복과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 미국 정부가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해석했다. 엔화 강세를 피하고 싶은 일본에는 바람직한 상황인 셈이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향후 미국 경제가 약화돼 엔화 매수 압력이 커진 경우 미국 정부가 이를 방치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통화당국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엔화 매도 개입도 시세 조작이라며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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