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4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밑돌았음에도 반발 매수세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예상 밖 소매판매 정체에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해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약세 폭을 확대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가 반등하는 등 위험선호 현상이 회복되면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진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불안심리가 빠르게 진정됐다.

뉴욕유가는 전날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달러 약세 흐름에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0.8% 증가였으나 예상치에 못 미쳤다. 지난 3월 소매판매는 9.8%에서 10.7%로 상향 조정됐다.

3월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1천400달러의 현금 지원책이 영향을 미쳤으나 현금 소진으로 소비가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의류나 스포츠용품 등의 판매는 전달보다 줄었으나 레스토랑이나 술집 등의 판매는 3%가량 늘어나 경제 재개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 물가 지표는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4월 수입 물가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예상치 0.5% 상승을 상회했다.

수입물가는 1분기 동안 1%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다 다소 둔화했으나 2020년 4월 이후 매달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8% 증가를 밑돌았다.

3월 산업생산은 기존 1.4% 증가에서 2.4% 증가로 상향조정됐다.

3월 기업재고는 전달보다 0.3% 늘어나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2.8로 전달의 88.3보다 낮아졌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0.68포인트(1.06%) 오른 34,382.13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1.35포인트(1.49%) 상승한 4,173.8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04.99포인트(2.32%) 오른 13,429.98을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이틀 연속 올랐다.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이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쳤으나 오히려 이는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로 최근 미국 주가지수는 크게 하락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다우지수는 1,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 5%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경제 재개로 회복세가 고르진 않지만, 회복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는 다시 반등했다.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논의를 일찌감치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반복했다.

개별 종목 중에 월트 디즈니의 주가는 디즈니플러스(+)의 분기 구독자 수가 예상치에 못 미치고, 디즈니 파크 매출이 부진했다는 소식에 2.60% 하락했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5% 이상 올랐고, 크루즈선사인 카니발과 노르웨이지안 주가는 모두 8% 이상 올랐다.

도어대시 주가는 회사 매출이 거의 3배가량 늘고 1분기 주문량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22%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가 회복국면인 만큼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이를 우량주를 매수할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팬데믹 이후 회복세가 가속화되면서 더 높은 물가 상승률이 계속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물가 상승 공포가 변동성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경기 회복 국면인 리플레이션에 계속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승자인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4.32포인트(18.68%) 하락한 18.8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2bp 하락한 1.634%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이번 주 5.8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6bp 내린 0.153%에 거래됐다. 주간으로 1.0bp 상승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0bp 떨어진 2.355%를 나타냈다. 주간 상승폭은 8.0bp였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0.7bp에서 이날 148.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달 예상보다 둔화한 소매판매 수치가 나오자 미 국채시장을 떨게 했던 경제 과열,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부 잦아들었고, 국채 매수세가 이어졌다.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이후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인식을 반영해 전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7%를 앞두고 되돌림을 보였다. 이날은 다소 부진한 지표에 안도하며 되돌림을 더 이어갔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계속되는 주장에 국채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최근 연준 위원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적절하고, 경제 재개로 지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경제에 보내는 신호로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는 시각을 계속 보였다.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5년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5년 BER는 2.69%로, 전일의 2.671%에서 올랐다. 10여 년 만에 최고치 근처다. 10년 BER는 2.543%를 나타냈다.

이번주 CPI가 뛰어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측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계심을 품게 됐고, 기존에 가리켰던 것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의 마스크 관련 지침도 완화됐다. 추가 경제 성장을 지원할 수 있으며 학교와 직장의 전면 재개를 위한 길이 열렸다.

그러나 기저효과가 반영된 데다, 1세기 만에 최악의 팬데믹에서 기업들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물가 압력 경로가 어떨지 불확실하다는 의견 역시 만만찮다. 변동성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즈호 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체크가 줄어들면서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며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준의 해석에 대한 타당성 입증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나쁜 인플레이션 수치에서도 국채수익률은 레인지를 뚫고 올라갈 수 없었다"며 "아마도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업자는 "현재 우리가 좋은 인플레이션, 나쁜 인플레이션 중 어떤 종류를 가졌는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해 무엇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시장의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메르츠방크 AG의 레이너 군터만 전략가는 "시장이 단기적인 인플레이션에서 더 많은 놀라움을 받아들일 여력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음 주까지 시장 상황이 더 차분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이 하트필드 설립자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고 가속할 것이라는 진영에 있다"며 "연준은 옳다기보다는 틀렸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말한다면 그 뜻은 가속할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3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414엔보다 0.074엔(0.07%)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43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857달러보다 0.00576달러(0.4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2.77엔을 기록, 전장 132.23엔보다 0.54엔(0.4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0% 하락한 90.326을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는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주보다 0.1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수입 물가까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거세졌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연준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며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정책 조정 시기를 결정하기 전에 몇 개월 더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월러 이사는 연설을 통해 "5월과 6월 고용보고서는 4월이 특이한 수치였다는 점을 드러낼 수 있지만, 정책 기조를 조정할 생각을 시작하기 전에 그것을 먼저 볼 필요가 있다"며 "또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봤던 이례적인 높은 물가 압력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속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확대는 팬데믹과 관련된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연준 위원들의 의견에 동감했다.

대표적인 매파인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도 이른 시간 안에 채권매입 프로그램 완화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플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최소한 이런 이례적인 조치를 없애기 위한 논의를 차라리 일찌감치 시작하고,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과정을 시작하는 게 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CPI와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을 받았던 4월 소매 판매는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10년물 기준으로 연 1.63%까지 호가를 낮추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았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CPI가 발표된 지난 12일 한 때 1.70%를 찍는 등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조나스 골터만은 "지난주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등 고용 보고서와 이날 소매 판매 등 취약한 경제 지표, 강력한 물가 상승 흔적의 결합은 달러가 추가 상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화정책 정상화 전망이 여전히 관건이다"라면서 "다음주 수요일에 발표될 4월 FOMC 회의의 의사록은 정책입안자들의 의도에 대한 몇 가지 추가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UFG는 "외환시장은 훨씬 더 높은 미국 CPI의 충격을 흡수하고 밤새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반등에 도움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 및 원자재 리서치 헤드인 울리히 로이트만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유로화의 저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시장 부문의 반응을 고려할 때 유로-달러 환율이 지난 12일 오전 수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는 이유를 뒷받침할 합리적인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55달러(2.4%) 상승한 배럴당 65.37달러에 거래됐다.

WTI 선물 가격은 이번 주 들어 0.7% 올라 3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다만 오름폭은 2주 연속 2% 이상 올랐던 데서 축소됐다.

전날 WTI 가격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사태가 일단락됐다는 소식에 3%가량 하락했다.

이날 트레이더들은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 속에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글로벌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것도 유가에 오름세를 더했다.

유가 등 주요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2% 이상 상승해 배럴당 68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코메르츠방크는 보고서에서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투기적 시장 참가자들의 매도세가 나올 것 같다"라며 "특히 미국에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관들이 가동을 확대하면서 매물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전날 늦게 전체 송유관 시스템을 재가동했으며 모든 지역에 송유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RBC 글로벌 마켓츠의 마이클 트란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장기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이러한 뉴스는 패닉성 매수세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는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4만3천144명을 기록했으며 사망자 수도 4천 명을 기록해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편,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352개로 전주보다 8개 증가했다. 지난주에도 2개 증가한 바 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전체 가동 중인 채굴 장비 수는 5개 늘어난 453개를 기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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