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고스·그린실 사태로 역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영국 금융회사 바클레이스가 투자은행(IB) 분야에서 크레디트스위스를 역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시각) 전했다. 경쟁사가 연이은 악재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글로벌 주요 IB로서 입지를 다져가는 모양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는 바클레이스는 올해 2분기에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크레디트스위스를 제치고 비(非)미국계 IB 중 1위가 됐다. 바클레이스의 2분기 IB 부문 매출은 12억6천만달러(약 1조4천500억원)로, 시장점유율은 4.1%다.

전체 IB 중 1위는 미국의 JP모건으로 2분기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31억5천만달러(약 3조6천200억원), 10.1%에 달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이 2~5위로 뒤를 이었다.

바클레이스 내부에서는 같은 유럽계 경쟁사인 크레디트스위스의 주요 고객 아케고스캐피털과 그린실캐피털이 무너지면서 IB 업계 지형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가 큰 타격을 입은 틈을 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또 다른 유럽계 경쟁사인 독일 도이체방크와 스위스 UBS의 경우 IB 사업을 최근 수년간 축소해왔다.

또한 바클레이스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인재를 영입하기도 했다. 금융회사 자문 업무를 담당하는 팀 디바인과 반도체기업 자문을 맡은 카말 아메드가 대표적이다.

크레디트스위스가 흔들리기 전부터 JP모건 경영진 출신인 제스 스테일리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는 IB 부문을 키우려고 노력해왔다.

팬데믹 기간에 IB 매출이 많이 늘어나 확장 전략이 힘을 받았고, 영국 내 컨슈머 뱅킹 부문을 강조해온 행동주의 투자기관이 바클레이스 지분을 모두 매도해 걸림돌도 사라졌다. 바클레이스는 영국에서 컨슈머 뱅킹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저널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IB 부문은 글로벌 5위를 노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탑 5 IB는 모두 미국계로, 바클레이스가 겨냥하는 5위에는 씨티그룹이 버티고 있다.

다만 크리스토퍼 칸트 어토너머스리서치 연구원은 인건비 증가로 IB 부문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칸트 연구원은 "매출은 그동안 매우 우수했다. 하지만 그중에서 얼마가 비용으로 나가게 될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