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면서 하락했다.

미국 국채 가격도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위기에도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국채 가격을 끌어내렸다.

달러화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하루 늦게 반영하면서 혼조세를 보였고, 뉴욕유가는 지정학적 긴장에 크게 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대를 보낼 것을 지시했다.

러시아 상원은 이날 푸틴의 해외파병 요청을 승인했고, 푸틴은 이들 독립국의 요청이 있으면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해 전면전 가능성을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은행과 국채, 개인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고 독일은러시아와 자국을 잇는 해저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유럽연합(EU)도 개인과 은행, 돈바스 지역과의 무역 금지, EU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제한 등과 같은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도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을 제재하기로 했다.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주택가격 상승률은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계절 조정 12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연율로 18.8% 상승했다. 12월 상승률은 지난 11월의 18.8%와 같은 수준이지만, 연간 상승률로는 1987년 자료 집계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2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 모멘텀은 크게 개선됐다.

IHS 마킷에 따르면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 조정)는 57.5로, 전월치 55.5를 상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집계 전문가 전망치 52.2도 웃돌았다.

2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6.7로 전월치 51.2 대비 대폭 개선됐으며, 제조업과 서비스를 합친 2월 합성 PMI 예비치는 56으로 전월 확정치인 51.1보다 높았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0.5를 기록해 전월치 111.1보다 낮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 109.5보다는 높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2.57포인트(1.42%) 하락한 33,596.6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11포인트(1.01%) 떨어진 4,304.76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6.55포인트(1.23%) 밀린 13,381.52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으며, 연휴 기간 나온 악재에 주가는 일제히 아래쪽을 향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S&P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S&P500지수는 고점 대비 10.66% 하락하며 다시 기술적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17% 이상 떨어졌다. 지수가 52주래 최고치에서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한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음에도 10년물 국채금리는 소폭 올랐다. 이는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는 의미다.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1.92% 수준까지 하락(국채 가격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2bp가량 오른 1.95% 근방에서 마감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99달러를 넘어서며 100달러에 육박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장중 배럴당 96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장 마감 시점에는 오름폭을 축소해 각각 배럴당 92달러, 96달러 근방에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으며,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3%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주요 러시아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을 모아 둔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러시아 ETF는 9%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과 배당 확대 소식에도 5% 가량 하락했고, 핀테크 업체 소파이의 주가는 은행 소프트웨어 업체를 1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0%가량 떨어졌다.

건축 자재 유통업체 홈디포의 주가는 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8%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위험회피 심리가 당분간 고조될 수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으로 유가 등이 올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CNBC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며, 긴장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역풍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토모 미츠이 DS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사히로 이치카야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오르게 되고,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를 고려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67.3%, 50bp 인상 가능성은 32.7%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6포인트(3.82%) 오른 28.8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 3시 기준보다 2.26bp 상승한 1.9503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9.19bp 급등한 1.56150%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0.86bp 오른 2.25390%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 49.6bp에서 38.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은 '대통령의 날' 연휴를 보내고 개장했다.

연휴 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그럼에도 전쟁 공포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심리는 채권시장에 선반영됐던 것으로 풀이됐다.

지정학적 우려 속 유가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채권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쟁 위험 속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99.44달러까지 올랐다.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전장 대비 1.4%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주 채권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한 데 따른 되돌림도 일어났다.

미 재무부는 이날 2년물 국채 520억 달러 어치를 1.553%의 금리에 입찰했다.

입찰은 호조를 나타냈지만, 딜러가 가져간 규모는 전체의 15.6% 수준으로 최근의 비중 대비 크게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미크론 확산이 진정되면서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 모멘텀이 모두 대폭 호조를 보였으나, 소비자들의 심리는 아직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휴 김버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전략가는 "지정학적 긴장이 올해 중앙은행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하는 상황"이라며 "중앙은행이 너무 빠른 속도로 긴축을 진행할 경우 경제가 둔화할 가능성 등이 있고 이에 대한 균형을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놀리 파라넬로 미국 금리 책임자는 "긴축 우려 속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경제 여파도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에 우호적인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예정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발언도 금리 하단을 제한했다.

톰 디 가몰라 시포트글로벌증권의 전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금리 하단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5.02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800엔보다 0.224엔(0.2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324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143달러보다 0.00097달러(0.09%)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0.25엔을 기록, 전장 129.89엔보다 0.36엔(0.28%)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6.100보다 0.01% 하락한 96.088을 기록했다.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뉴욕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급소환된 뒤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다.

최근 몇 주 동안 고조된 지정학적 리스크로 러시아 루블화가 큰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 루블화는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12%나 하락하는 등 15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러시아 증시도 3분의 1이나 하락하는 등 러시아 금융시장이 패닉 양상을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한때 1.12달러 선으로 내려섰던 유로화는 다시 반등 양상을 보였다.

안전 통화이면서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캐리 수요가 일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러시아와 긴장 강화로 투자자들은 주식과 기타 위험자산을 대거 처분하는 대신 안전자산 편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조짐을 보였다.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99달러를 상향돌파 하는 등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며 1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세계 2위의 산유국이면서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의 물량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면서다.

FX스트리트의 수석 분석가인 조셉 트레비사니는 "푸틴 대통령이 이곳에서 쇼를 펼치고 있지만, 시장은 경제를 파탄시키거나 최소한 글로벌 회복을 망칠 수 있는 구제 불가능한 확전으로 끝날 것이라고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처럼 반응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게임이 아직 진행 중이며 시장은 이를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를 상황의 큰 변화로 보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CMC 마켓의 마이클 휴슨은 "유럽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면서 "여기서 사야 할 것은 고전적인 리스크 오프 투자 방법이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분석가인 키트 주케스는 "이게 석유 시장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가스 가격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서 "어떤 제재가 도입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8달러(1.4%)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월물은 이날이 만기로, 다음날부터 근월물이 되는 4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1.70달러(1.9%) 상승한 배럴당 91.9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최고 5% 이상 오른 배럴당 96.00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전장보다 6% 이상 오른 배럴당 99.44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천연가스 가격도 100만 btu(열량단위)당 장중 4.8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천연가스 선물가는 한 달간 17%가량 상승했다.

그동안 많은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미 에너지정보국(EIA)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러시아는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이며, 세계 2위 건성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지역으로 진입하면서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전쟁은 글로벌 원유 시장 수요-공급의 미묘한 균형에 주요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독일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자국을 잇는 해저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수급 불안 우려로 천연가스 가격도 동반 들썩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의 주요 공급처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카트리나 엘 선임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지정학적 긴장으로 유가가 배럴당 10~15달러 추가로 올랐다고 추정했다.

그는 긴장이 계속될 경우 러시아의 가스 및 석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가격이 계속 위로 오를 것이라며 이는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모두 원유 순 수입국들인 아시아 주요국들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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