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사태가 더 악화하면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뿐만 아니라 밀과 보리, 구리, 니켈 등의 공급망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CNBC방송이 23일(미국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위기가 고조되면서 주변 국가인 유럽연합(EU)의 충격이 가장 크겠지만 독일이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싱기술업체인 킬바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홀랜드는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곡창지대'로 평가되며 러시아의 침공으로 식료품 공급망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금속과 다른 원자재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 식량안보의 위기

우크라이나는 밀과 보리, 호밀을 생산하며 유럽의 대부분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옥수수도 대규모 생산하고 있다.

홀랜드는 수확 시즌이 아직 몇 개월 남았지만, 갈등이 지속되면 이번 가을 빵 부족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U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밀과 옥수수 수입을 의존하는 중동과 아프리카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며 공급망 불안은 이들 지역의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소싱인더스트리그룹의 던 티우라 사장은 말했다.

그는 "중국 역시 우크라이나 옥수수를 대량 수입한다. 사실, 2021년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최대 옥수수 공급국이 되면서 미국을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밀과 옥수수 가격은 모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은 연초 이후 12%, 옥수수 선물은 14.5% 각각 올랐다.

컨설팅업체 커니의 퍼 홍 선임 파트너는 "식료품 가격 상승은 추가적인 가격 충격과 함께 더 악화할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핵심 농업지대가 친러 세력에 의해 장악되면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함께 전 세계 밀 수출의 29%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에너지 집약 상품인 비료 등의 생산도 영향을 받게 되며 이는 농업에 다시 타격을 준다고 홀랜드는 말했다.

비료는 이미 지난해부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EU에 대해 천연가스와 원유의 최대 수출국이다.

시카고에서 거래되는 밀과 옥수수 가격 추이
(출처:CNBC)






◇ 금속·원자재 공급도 위기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년간 수출을 꾸준히 늘렸고, 이제 원자재와 화학 제품, 운송 장비와 같은 기계류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공급국가'가 됐다고 티우라는 설명했다.

광물과 다른 원자재의 주요 공급국이기도 하다.

티우라는 "우크라이나 통화는 러시아 군대가 국경에 집결하기 시작하면서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는 그들의 수출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글로벌 구리 비축분의 10%를 통제하고 있으며 니켈과 플래티넘의 주요 공급국이라고 홍 파트너는 지적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쓰이며 구리는 전자제품 제조와 주택 건설 등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홍 파트너는 "미국의 반도체 업계는 우크라이나에서 나오는 네온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반도체와 제트기 엔진, 자동차와 의약품 제조에 필수적인 몇 가지 재료를 수출한다"고 말했다.



◇ 獨, 최대 피해 예상

이번 위기의 주요 피해국은 EU지만 그 가운데서도 독일이 받는 충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서플라이 위즈덤의 아툴 바시스타 회장은 독일은 제조와 전기에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천연가스에 얻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잠재적 전쟁이나 제재로 인해 불안이 커지면 독일의 제조업도 방해를 받을 것이다. 공장들은 생산을 줄여야 할 것이며 이는 다른 국가의 제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의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운송장비, 전기제품, 금속, 플라스틱 등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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