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에너지·금속·농산물 시장이 자원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자원 수입국인 한국의 경제가 국제정세 불안으로 악영향을 받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연합인포맥스는 두바이유·니켈·밀 시장 현황과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살펴봤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강보인 기자 =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여 만에 4%를 웃돈 가운데 차기 정부의 정책과 관련해 미국과의 에너지동맹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원자력 활용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6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 차트북(화면번호 6914)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은 지난 4일에 배럴당 101.84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국내 수입원유의 기준이 되는 유종이다. 작년 말 종가는 77.12달러로 유가가 작년 말 대비로 30%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9일에는 127.86달러를 기록,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유가가 급등한 이유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지지하는 회원국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JP모건은 러시아발 공급 불안이 이어진다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유가가 올해 말에 1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랐다. 통계청은 5일 발표한 '2022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건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말에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 5곳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는 못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의 상승폭 확대는 석유류 오름세 확대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15일에 낸 보고서에서 국제유가의 10%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0.1%포인트 상승시킬 수 있다고 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거시경제분석과는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높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이는 우리 경제에 비교적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경제의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만큼 산유국과의 협력강화가 오는 5월에 출범할 새 정부의 주요 과제로 보인다. 권영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인수위 4차 전체회의에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를 잠재적 위험도 큰 만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 걸프협력회의(GCC) 주한대사들을 만나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한-GCC 국가 간 에너지 분야의 공고한 유대를 든든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연합인포맥스에 "전략적 에너지 동맹을 미국하고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이 2009년을 기점으로 세일혁명으로 인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수퍼파워로 다시 도약했다"고 제언했다. 안 교수는 이어 "엑손 모빌 같은 글로벌 에너지회사와 전략적 동맹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글로벌 에너지 위기 시에 정보공유 차원에서 유용한 전략적인 관계를 수립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원유시장 불안 속에서 한국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방안으로는 원자력 활용이 제시됐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원자력·에너지정책분과장을 맡았던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 방향을 묻는 기자에게 "세계 에너지 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원자력 활용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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