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코로나19 검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코로나19에 대한 무관용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성장률 둔화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경기침체(recession)'란 용어를 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미국시간) 보도했다.

경기침체는 통상 2개 분기 연속 성장률이 수축되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기술적인 침체가 우려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하이 등의 코로나19 봉쇄로 근본적인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중국이 수십 년간 경험하지 않았던 '침체'와 비슷한 상황으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수백만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기업들의 신뢰도는 추락했다. 수입은 급감했으며 불안해진 중국인들은 저축을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발표된 중국의 4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두 달 연속 하락해 2020년 팬데믹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4월 중순 시멘트 생산은 전체 생산능력의 40%에 미치지 못했고, 1분기 스마트폰 출하는 전년대비 18% 감소했다. 4월 굴삭기 판매는 전년대비 61%나 줄었다.

봉쇄 정책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도 중국 기업들의 비용을 높이고 있으며 수출품에 대한 해외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규제 강화로 IT와 교육 등 고성장 업종이 타격을 입었으며 중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인 부동산은 지난해부터 자유낙하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들이 대규모 부채에 허덕이고 주택판매는 급감한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까지 5년 동안 글로벌 경제성장에서 2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은 철광석과 다른 금속의 수출을 중국의 수요에 의존하고 있으며 부품과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대만과 한국, 일본의 경우 중국의 공장 봉쇄 이후 매출이 약화했다.

포드차는 1분기 중국내 자동차 판매가 19%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수요 감소를 이유로 2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다.

암울한 경제 상황을 반영해 지난달 25일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루에만 5.13% 폭락하며 2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다소 반등했다.

중국 위안화도 급격하게 절하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떨게 했던 2015년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5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홍콩소재 사모펀드 PAG의 웨이지안 샨 회장은 중국 경제는 "지난 30년 사이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대중의 불만은 과거 3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정책 판단이 현재 중국 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원유 소비와 다른 수입제품을 줄이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 압력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코로나 봉쇄 정책이 공급망에 혼란을 가져오면서 이런 긍정적 영향을 상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부진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조합인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IMF는 지난 25일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큰 아시아 지역의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올해 중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8%에서 4.4%로 하향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 29일 중국의 봉쇄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2.2% 성장률을 제외하면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중국은 1992년 경기 위축 이후 2020년까지 한 분기라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적이 없다.

노무라의 루팅 경제학자는 중국 경제가 2분기에 전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의 팬데믹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3분기에도 성장률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이런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공격적인 조처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크레이크 보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분기 대비로는 1분기에 성장률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집계는 1.3% 성장이다.

그는 중국 GDP를 자체 추산한 바로는 1분기에 연율 -1.8%였으며 2분기에는 -2.5%를 예상했다.

런던 패덤컨설팅의 조너선 애시워스는 "중국이 표준적인 형태의 성장 침체의 위험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지속하는 한 전통적인 부양책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은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보쌤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모든 삽이 어딘가의 헛간에 잠겨 있다면 실제로 삽을 땅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 여전히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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