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가치가 99% 급락한 루나·테라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가상자산을 발판으로 성장한 케이뱅크의 유동성 부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및 시중은행들과 달리 가상자산에 의존도가 커진 상황에서 가상자산시장 변동성이 리스크를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케이뱅크 예수금 중 5조5천617억원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예치한 금액이다. 케이뱅크의 전체 예수금 11조5천400억원 중 48%에 이르는 규모다.

가상자산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는 전체 예수금에서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0% 수준이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투자자들이 코빗에 예치한 현금은 732억원으로 신한은행 전체 원화예수금 279조원 중 0.0003%를 차지했다. 빗썸과 코인원에 예치한 현금도 각각 1조3천694억원, 2천663억원으로 NH농협은행의 전체 원화예수금 284조원 중 0.006%가량이었다.

원화예수금에 가상자산 투자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케이뱅크는 예수금의 절반이 가상자산시장의 흐름과 연동된 현금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예금 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의 가치 하락을 우려해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을 속속 인출할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케이뱅크는 가상자산거래소 관련 예치금 가운데 10%가량은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별도 계정을 만들어 투자금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렇게 되면 갑작스러운 가상자산시장 변동에 따라 대규모 예치금 인출이 발생할 경우 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해 들어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크게 작용하면서 가상자산 가치 자체가 부진한 모양새를 보이는 와중에 이번 루나 사태가 시장 자체의 신뢰 등에 타격을 입혀 가상자산의 침체기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케이뱅크도 영향을 피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된 예치금은 현금 유출률을 적어도 50% 이상, 100% 가까이 설정해 아예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맞다"며 "투자자들이 일시에 자금을 빼갈 경우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부 손지현 기자)

금융당국 '루나사태'에 거래소 긴급점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루나 차트가 띄워져 있다. 2022.5.18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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