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기 하나금융투자 기업금융본부장(상무)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빈 기자 = 박병기 하나금융투자 기업금융본부장(상무)는 7일 "올해와 같은 약세장에서는 스팩 합병을 활용한 상장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리츠 상장도 지금과 같은 시장에는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박병기 상무는 이날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연합인포맥스는 지난해 동안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종목들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을 주관사별로 집계했다. 그 결과 주요 주관사 중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하나금투(72.2%)였다.

특히 하나금투가 상장 주관한 메타버스 기업 맥스트는 평균수익률이 303.8%를 기록해 지난해 상장한 모든 주식 중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나금투 공모 수익률은 2019년 이래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나금융투자는 대형 기업을 상장시키는 '빅딜' 보다 주력 분야인 중소형 딜에 특화된 전략을 통해 빅딜 위주의 주관사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

박병기 상무는 하나금융투자의 IPO사업을 총괄하는 사업단장이다. 2012년 하나금융투자와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10년, 업계 베테랑 중 베테랑인 그는 IPO 시장에서 하나금융투자의 입지를 공고히 한 주인공이다.

다음은 박병기 상무와의 일문일답.

-높은 공모주 수익률의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잘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중소형급들의 코스닥에 집중해왔다. 지금까지는 2차전지, AI, 바이오 등 성장성 있는 업종의 기업들을 많이 상장해왔다. 하나금융투자는 중소형 기업을 기반으로 대형 기업들의 상장 주관에 참여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 왔고, 결실을 보고 있다. 회사마다 특성을 잘 살려서, 작은 회사들도 상장하는 데 끝까지 책임지고 함께 하는 게 저희의 특장점인 것 같다.

-올해 주식시장은 지난해와 아주 다른데, IPO 시장은 어떤지.

▲IPO 시장은 주식 유통시장의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 몇 년과 달리 올 상반기는 시장이 좋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고, 업종별 편차도 크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IPO는 보통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준비하는 동안 시장의 상황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IPO를 진행하다 보면 시장 상황으로 인해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IPO가 자금조달이라는 목적이 가장 중요하고, 시장이 기업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면 연기될 수 있지만 등락을 거듭하는 시장의 특성상 IPO시장은 언제든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달라진 IPO 시장에 맞는 전략은 무엇인가?

▲올해 하나금융투자에서는 상반기는 물론이고 하반기에도 리츠 상장이 2건 정도 예정되어 있다. 시장에 보수적 접근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리츠가 인기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의 상황을 반영해 공모가를 맞춰야 하는 일반 정규 상장보다는 가격 변동성이 적은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이 선호되고 있다. 특히 올해 4월부터 스팩 합병에 대한 절차적인 간소화가 이루어져 스팩 활용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IPO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보다 상장하는 기업은 제 가치를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성공적으로 상장이 이루어지려면 기업이 기대하는 밸류와 시장이 바라보는 시각이 일치되어야 한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해 시장이 호황을 보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반대의 상황에서는 차이가 생기는 부분을 기업을 설득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는 부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공모가가 높을수록 주관사에 좋은 건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공모가는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주주들도 수익을 내야하고, 기존의 주주들이나 발행사도 적정한 가격에 자금을 유치해야 한다. 공모가가 높아지면 자금 조달을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이나 주관사에는 수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기업이 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면 결국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투자자와 기업이 IPO 시장에서 윈윈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선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 어떻게 보나.

▲ 우리나라와 미국 시장은 금융 시장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미국은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더 큰 자본 조달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집단소송 등 이에 따른 책임도 막중하다. 비용적, 문화적 측면을 잘 고려해 상장하고자 하는 기업이 이익과 책임을 형량해 판단할 문제로 보인다. 쿠팡은 국내보다 미국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미국 시장에 상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IPO 시장에 관심이 많은 개미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공모주는 적정한 가격에서 일정 비율 할인된 가격으로 나오는 상품이다. 역사적, 정책적으로 늘 그랬다. 그러니 올해도 계속 관심을 가질 만한 분야다. 적정한 밸류에이션으로 상장이 된다면 지난해처럼 공모 후 주가가 과열을 보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공모 과정 자체는 늘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국내 IPO시장에 아쉬운 점은 없는지.

▲IPO시장이 자금조달의 역할이 메인인 만큼 많은 자금을 투하하는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모주 배분에 있어 형평성이라는 측면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시장참여자들이나 상장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투자의 측면도 따져 보아야 한다. 대형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높을수록 서로 이득을 볼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관사와 기관투자자들의 유대가 중요하다. 주관사와 기관투자자들의 유대를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장치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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